일본 소설을 읽었다. 오랜만인 것 같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고령화 사회에 접어 들었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이 꽤나 진지하게 다가온다.
소설은 은퇴를 하고 도서관에 기웃거리는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가짜로 회사를 만들어 활력을 되찾으려 하는데서 시작한다.
돈이나 물건이 왔다갔다 하지 않을 뿐 하는 것은 똑같다.
회의도 하고, 간혹 야근도 하고, 출장도 가고...
그러던 회사가 커지고 처음 이 일을 제안한 사람이 사기에 연루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 은퇴는 했지만 체력이 뒷받침되어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가짜 회사가 아니라 진짜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대신에 힘든 일은 젊은 사람들이 맡아서 하고 나머지 일은 가짜 회사처럼 할 수 있는 회사...
이 책은 내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내 주변에도 은퇴한 사람들이 늘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므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에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는 심각한 문제이다.
공원을 어슬렁거릴 것인가 아니면 집 안에서 꼼짝도 안 하고 있을 것인가,
그도 아니면 하찮은(?) 일자리라도 찾아 나설 것인가.
은퇴하면 자유인이 되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지만
그 일이 그렇게 뜻대로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리고 한다고 해도 그리 재미있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매인 생활을 하고 있을 때는 자유인이 부럽지만 막상 자유인이 되면 매인 곳이 그리워진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
이 책은 1998년에 처음 출간되었다는데 작가는 이런 기상천외한 생각을 통해 노인 문제를 파고 들었다.
참으로 기발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누구나 세월이 가면 노인이 된다.
그러므로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노년을 아름답게 보내기 위해 고심하고 미리 계획을 세워
초라하지 않은 시기로 만드는 것은 오롯이 자신의 몫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