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본능'이라는 특이한 제목의 책을 읽었다.
인간에게는 다양한 요리 본능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책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책을 손에 들었는데 실제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원제는 'Catching Fire' 라고 하니 '불, 요리, 그리고 진화'라는 부제가 붙기는 했지만 제목이 제대로 번역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은 인간이 불을 사용해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남녀 역할이 구분되고 영양면에서 훨씬 좋아졌다는 것이다.
火食을 하게 되면 음식의 영양이 좋아지고 흡수가 잘 된다고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식을 하면 영양소 파괴가 덜 된다고 알고 있는데
그때 파괴되는 영양소보다 얻는 이득이 더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후 불을 이용해 요리를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졌다는 내용이다.
요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영양 결핍보다는 영양 과잉이 문제가 되는 실정이니 화식이 그리 큰 관심을 끌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던 시절에는 가능하면 적게 먹고 먹은 것을 최대한 에너지로 만들어야 했다.
그때는 먹은 것을 소화시키는데 드는 열량도 줄여야 했을 것이다.
화식을 한다는지 잘게 분쇄한다든지 아니면 액체 상태로 만들어 먹는 것이 그런데에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반대로 생식을 하면 다이어트나 과다한 영양섭취로 인한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식을 하면 체중이 줄고 생식능력도 떨어진다는 연구는 놀라운 결과이다.
지금 이렇게 지구상에 많은 인구가 생존하고 있는 것도 그런 논리로 보면 화식의 영향일지 모른다.
새삼스럽게 끓이고, 지지고, 볶고, 삶고, 튀기는 등등 요리법이 발달한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책을 읽고 나니 불을 이용한 요리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