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디 한 친구가 있다. 그렇게 무덤덤할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표현이 드물다. 알고 지낸 지 20년이나 되었으니 이제 적응이 될 만도 한데 가끔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속이 좁아서 그렇지 하고 넘기고는 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여러 명이 어.. 살며 사랑하며 2010.12.14
눈 내리는 날 요즘 게을러져서 매일 늦은 밤 컴퓨터를 켜던 것을 슬그머니 거른다. 결국 다음날 아침 출근부 도장 찍듯 '나'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부리나케 컴퓨터 앞에 앉는다. 어제도 집안 일을 대충 마무리한 후 컴퓨터 앞에 앉아 독서 후기를 올리고 혼자 중얼거린다. '오늘 대설주의보가 내린다고 했는데...' 그.. 살며 사랑하며 2010.12.09
살아가면서 얼마 전에 몸 한 구석이 고장나 병원을 찾았다. 그러지 않아도 견디기 힘든 계절에 몸마저 늘어져 버리니 마음까지 물에 젖은 솜이 된 기분이었다. 그런데 병원에서 만난 의사의 말은 나를 더 기운 빠지게 했다. 어쩌면 환자가 듣기 싫어 하는 소리를 골라서 함부로 하는지... 그렇게 어떤 일에 '초를 치.. 살며 사랑하며 2010.08.06
산에서 만난 인심 얼마 전 산행을 할 때 일이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그날은 초여름을 방불케 했다. 백운산을 거쳐 모락산을 타느라 우리도 지쳐서 모락산 사인암에 올라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모락산은 동네 뒷산이고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기 때문에 오후에도 가족 단위 등산객들이 많았다. 사인암 주변은 특히 .. 살며 사랑하며 2010.06.16
아름다운 스승 이야기 어머니께서 얼마 전 오빠의 어릴 적 담임 선생님 안부를 물어보시며 주소를 물어 보셨다. 그러면서 자주 찾아뵈라는 당부도 함께. 사실 우리 형제들은 그 선생님 이야기를 참 수도 없이 들었다. 이야기를 들으며 존경할 만한 선생님을 가진 오빠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빠는 어릴 적 시골.. 살며 사랑하며 2010.02.03
기분 좋은 인사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서예를 하러 가서 대충 글씨 쓸 준비를 해 놓고 휴게실로 커피를 한 잔 하러 나왔다. 그 시간에 각자 사는 이야기도 하고 서예 이야기도 하면서 담소가 이어지는데 심지어 그 시간 때문에 서예를 하러 온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이다. 커피를 마시며 셋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 살며 사랑하며 2010.01.14
말 한 마디가 만든 따뜻한 웃음 얼마 전 꽤 추운 날씨에 연극이 끝난 후 나오니 마음이 바빠졌다. 시계는 밤 10시를 가리키는데 갈 길이 머니 저절로 종종걸음을 치게 되었다. 지하철은 그 시간에도 만원이었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대학생들 아니면 일을 끝내고 가는 사람들 아닐까 싶었다. 승객이 많아 나는 한쪽 구석.. 살며 사랑하며 2010.01.07
여유로운 마음 연하장을 넣을 편지봉투를 사기 위해 문구점에 갔다. 전에 우표를 샀던 기억도 있어서 우표도 함께 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문구점 주인은 수요가 없어서 우표는 갖다 놓지 않는다며 미안하다고 말한다. 편지봉투를 산 후 혹시나 싶어 내년도 수첩이 있는 곳을 기웃거렸다. 대형 문구점에서 구입한 수.. 살며 사랑하며 2009.12.16
인천대교 개통 기념 2009 국제 마라톤 대회 참가기 (2)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반환점을 돌고 가시던 이고문님께서 나를 보시고는 기다린다고 하셨다. 나는 손사래를 치고 빨리 가시라고 말씀드렸다. 한참 남았다고 생각했던 반환점이 보이고 물과 간식이 보였다. 엉겁결에 바나나 한 개와 음료를 정신없이 마시고 반환점을 돌았다. 시계를 볼 정신은 없었.. 살며 사랑하며 2009.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