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크리스마스를 끼고 친구와 가까운 가평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가 보고 싶었던 청리움에 인터넷으로 예약도 했고요.
여행 날짜가 다가오는데 날씨가 영 안 좋더니만 급기야 비가 내리는군요.
스마트폰 날씨 앱으로 보니 가평에는 눈이 내리는 것으로 나오고요.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가평으로 가는 길은 뻥 뚫렸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해외로 많이 나가서 그런지 아니면 날씨 탓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저녁에 청리움에서 도로 사정이 안 좋아 예약을 취소한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한컴 연수원이었던 청리움이 보리산 자락에 있으니 가는 길이 경사로일테고 사고가 날 염려가 있으니 아예 문을 안 여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고민을 하다 다음 일정을 생각해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본래 우리 취향은 아니지만 급하게 결정한 것이지요.
가평은 정말 곳곳에 눈이 쌓여 있더군요.
에델바이스 테마파크에 가는 도로에도 살얼음이 얼어 미끄러웠습니다.
친구가 운전을 하면서 신경을 쓰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주차장을 보니 차가 한 대도 안 보입니다.
덩그러니 차를 세우고 에델바이스 테마파크 입구로 가니 문을 여는 오전 10시가 안 되었습니다.
추운 겨울철에 성격 급한 우리가 너무 서둘렀나 보군요.
입구에서 입장권을 사는데 8,000원이나 하네요.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을 통해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만들면 25% 할인이 된다 해서 곱은 손을 호호 불며 하고 나니 우리가 낸 입장료는 테마파크 안에서 쓸 수 있는 쿠폰으로 바꾸어 줍니다.
굳이 애쓸 필요가 없기는 했네요.
지방 관광지에 가면 입장료를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제도와 비슷한 것이지요.
춥기도 하고 이 쿠폰을 쓰기도 해야 하니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이제 막 문을 열어서인지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들이네요.
이런 놀이공원 같은 곳에도 외국인들이 자리를 잡은지 몰랐습니다.

몸도 풀렸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마을 구경을 할까요?
마을은 다양한 모양을 한 집들이 모여 있습니다.
크고 작은 집들이 아기자기하게 마을을 이루고 있군요.
집에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으니 내부를 볼 수는 없다는 안내를 하더군요.
여기 사는 사람들은 수도권에 집이 있는데 '세컨 하우스'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짐작을 해 봅니다.
개중에는 임대한다는 안내문이 걸린 집도 보입니다.
장기 임대인지 아니면 여행객을 위한 단기 임대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언덕을 따라 오르면서 개성있는 집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색깔도 다양하고, 지붕 모양이나 벽체도 제각각입니다.
독특한 그림이 그려진 집돌도 많습니다.
스위스에 갔을 때 집들이 어떠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군요.
알프스를 배경으로 그림 같은 집들이 모여 있는 사진 속의 풍경만 떠오르지요.
어찌 되었든 획일적인 우리나라 아파트와는 사뭇 다르기는 했었던 것 같습니다.

언덕길이어서 조심조심 걷는데도 미끄럽습니다.
큰 길은 그나마 눈을 치웠는데 살짝 안으로 들어가면 눈이 그대로 있습니다.
겨울을 제대로 느끼는 날씨입니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눈이 내려 습기가 있는데다 날씨가 흐려서 으실으실하군요.
그렇다고 보는 걸 포기할 수는 없지요.
열심히 걸어 올라갔습니다.
그랬더니 꼭대기에 이르렀습니다.
'FEEL THE ALPS'라 문구가 보입니다.
그 쪽에 조형물도 있고, 레일 위에 가건물도 있더군요.
여름에는 이곳에서 맥주를 파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까지 올라와 시원한 맥주 한 잔 들고 주변 경관을 돌아보면 피서가 따로 필요없겠는걸요.
뒤에는 전나무숲이 있고 앞쪽으로 시원스런 조망이 펼쳐지니까요.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과 의자들이 쉬어가라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한겨울.
어디에 앉아서 쉴 수는 없지만 분위기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괜찮은걸요.
가끔 새소리가 들릴 뿐 조용한 산자락에서 풍광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안개가 피어오르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장난감 마을 같습니다.
예쁘네요.
주변을 돌아보다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산책로를 따라 낙엽송과 전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겨울에도 푸른빛을 띠니 보기가 좋군요.
가다가 만난 오두막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알프스의 목동들이 쉬어가는 오두막을 재현해 놓은 것일까요?
궁금해서 고개를 숙이면서 올라가 보았습니다.
커다란 창이 풍경이 담긴 액자를 만드는군요.
가까운 산도, 캠핑장도, 색색깔 지붕을 인 마을도, 전나무도, 연못도 액자에 들어 있습니다.

연못을 한 바퀴 돌아본 다음 내리막길로 접어듭니다.
길이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저절로 다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곳곳에 어린이들이 체험활동을 하는 곳이 있다더니 양들이 보이네요.
양 먹이주기 같은 것을 주로 할 것 같은데 양은 털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허술해 보여서 춥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답답한지 양들이 밖에 나와 있군요.
날씨 탓에 1시간 30분 정도 돌아보고 발길을 돌립니다.
내려가면서 보니 경사로에 일렬주차를 한 차가 미끄러져 접촉사고가 났군요.
주차장은 텅텅 비었는데 조금이라도 덜 걸으려고 입구에 주차를 하려다 벌어진 일입니다.
기온이 떨어지고 있으니 길은 순식간에 미끄럼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평에 있는 동안은 내내 살금살금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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