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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오늘의 시- 서어나무에게 간다

by 솔뫼들 2026.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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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어나무에게 간다

                                  장철문

 

서어나무가 나한테 가지를 내밀었다

가지가 없어서, 나는

손을 내밀었다

곁에 가 서기도 하고

그늘에 들어가 앉기도 했다

 

참 많은 바람을 가져서

숨 쉬기가 편했다

참 많은 잎사귀를 가져서

수런수런 한담을 건네기도 했다

 

내가 그의 설움을 다 알 수는 없다

저녁까지도 함께 있다가

너무 늦기 전에 돌아오기 때문에

태풍에 가지가 부대끼고

꺾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 역시 

나의 신경질을 다 알 수는 없다

 

나는 그에게 발소리를 들려주었다

그의 무릎에 앉거나

둘레를 거닐어도

그늘은 줄지 않고

바람은 바닥나지 않았다

 

나는 서어나무를 가졌다

그는 나의 것이 아니고

나도 그의 것은 아니지만,

서어나무가 나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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