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마지막날이다.
느지막히 일어나 천천히 준비를 한다.
오늘은 나고야성을 보고 난 후 바로 나고야 공항으로 이동하는 일정이라 바쁠 일이 없다.
준비를 끝내고 뷔페식당으로 내려간다.
아침은 뷔페나 일본식 가이세키 중에서 골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며칠 내내 일본 음식을 먹었으니 오늘은 다른 음식을 먹을까 싶어 뷔페로 향한다.
일행들이 모두 부지런했는데 긴장이 풀렸는지 식당에는 한 팀밖에 안 보이네.
우리도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뷔페라고 해도 아침식사인데다 생각보다 음식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아 몇 번 오가며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아 본다.
내가 뷔페에서 아침 식사로 즐기는 건 전복죽인데 죽 종류는 전혀 없다.
죽이 없으면 다른 걸 찾아야겠지.
식사를 끝내고 짐을 갖고 내려온다.
이제 나고야성으로 이동할 시간이다.
나고야성은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하네.
가벼운 마음으로 버스에 오른다.
나고야성은 일본 3대 城의 하나로 1612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축성한 성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1867년 도쿠가와 막부가 쓰러질 때까지 도쿠가와 가문의 영광을 누린 곳이라고 하네.
그러다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소실된 것을 1959년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단다.
나고야성은 현재 도쿠가와 가문의 유물과 나고야 성에 대한 역사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사람들에게 공개가 되고 있다.
사실 나는 일본 역사에 관심이 없고, 특히 에도시대는 우리나라를 침략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도쿠가와 가문도 무사 집안이니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 하지.
나고야성은 늘 전쟁을 일삼던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 그런지 외부의 침략에 대비해 해자를 두 개씩이나 만들어 놓았다.
그만큼 전쟁이 흔했다는 말이겠지.
신발을 벗고 내부에 들어서니 엄청나게 화려하다.
일본의 건축기술이 총동원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세심한 손길이 갔다는 걸 알 수 있다.
내부를 둘러볼 때 기둥의 장식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이 그런 장식을 하는 걸 보고 대한제국이 오얏꽃으로 기둥을 장식했다고 하니 일제강점기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이겠지.
지나가다가 인상깊었던 건 화로였다.
난방용이 아니라 손님을 접대할 때 식은 음식을 다시 한번 데우는 목적이었다고 하니 일본인들이 손님을 대하는 자세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점은 본받을 점 아닌가 싶다.
나고야성을 잘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구경을 하는 동안에도 한쪽에서는 꼼꼼하게 청소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문화재 유지와 보존에는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기부금을 낸 사람들의 명단을 적어 놓은 곳이 있었다.
그걸 본 어떤 한국인 여행객이 자기도 기부금을 내고 싶다고 해서 가이드가 말렸다고 하니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무리 개인적인 생각이 중요하다지만 나고야성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를 침략한 倭敵과 관련된 시설인데 그걸 유지, 보수하는데 드는 비용을 자진해서 내겠다는 사람이 있으니 그야말로 현대판 친일파 아닐까.
나고야성은 방문객이 워낙 많아 내부를 구경할 때에는 줄을 서서 그대로 따라 걸어야 한다.
한 바퀴 돌고 나와서 천수각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천수각은 나고야성을 대표하는 건물이고, 천수각 꼭대기를 장식하는 금빛 킨샤치는 나고야성의 상징물이라고 하니 한번 더 눈길을 준다.
나고야 성을 돌아보고 난 후 다시 버스에 오른다.
이제 나고야 공항으로 가는 길이다.
앞으로 나고야를 또 올 일이 있을까?
차창 밖으로 멀어지는 나고야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여행기,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여행 - 나고야 시내 오아시스 21 (2) | 2025.05.29 |
---|---|
일본 여행 - 시라카와코 합장촌 (14) | 2025.05.28 |
일본 여행 -가미코지 (6) | 2025.05.27 |
일본 여행 -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 (4) (4) | 2025.05.24 |
일본 여행 -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 (3) (0) | 2025.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