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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월든

솔뫼들 2024. 1. 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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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윤의 책을 계속 읽게 되었다.

그러다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도 다시 읽게 되었고.

박혜윤 역시 법정 스님처럼 '월든'을 무척 좋아하는 모양이다.

저자는 '월든'에 쓰인 내용을 바탕으로 소로우의 생각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현실과 비교해 글을 써 나간다.

어떤 면에서 19C 월든 호숫가에 살던 소로우나 21C 워싱턴주 시골 마을에 사는 저자나 엉뚱하고 다소 비슷한 면이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기.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싶어하지 않을까.

 

 한때 잘 하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좋다고 사람들이 말했다.

그러면 정말 즐겁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더니만 돈의 위력이 더 강해지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택해 그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대부분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한다.

그래서 의사나 변호사, 또는 대기업 취업을 선호한단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어떤 생각이 맞고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사적 소유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다. 그러면 원주민들은 사적 소유를 어떻게 제한했을까. 땅을 포함해 자연의 소유자는 동식물로 표현되는 정령이었다. 각 부족마다 따로 섬기는 동식물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인간은 식량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연 상태를 돌보고 가꾸었다. 또한 계획적으로 토착 동식물을 관리했다. 유럽인들처럼 토착 동식물을 쫓아내고  어떻게든 나에게 필요한 당장의 수확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농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완전한 수렵과 채집도 아닌 셈이다. 원주민들의 자연 숭배는 미개한 토속 신앙 정도로 여겨졌지만 실은 사회와 생산의 관계를 고려한 고도의 선택이었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고고학자 데이비드 웬그로가 함께 쓴 책 '모든 것의 새벽'이라는 책을 언급하면서 저자가 하는 말이다.

우리가 얼마나 편견엔 사로잡혀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저자는 '풍요란 내가 나의 것을 축적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를 통해 흘러 들어오고 흘러나가는 그 흐름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생각해볼 말이다.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워싱턴주 시골에서 뚜렷한 직업 없이 잘 사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곳이 어떤 곳일까 저자의 책 두 권을 읽으면서 상상의 날개를 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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