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인 '오르부아르'는 헤어질 때 나누는 프랑스의 인사말로 우리말의 '다시 봐.'에 해당한다고 한다.
프랑스 콩쿠르상에 빛나는 작품 '오르부아르'에 푹 빠졌다.
무려 700쪽에 가까운 분량임에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정말 끝없는 반전이 일어난다고나 할까.
세계1차 대전 후의 프랑스.
어디이건 전쟁 후에는 복구와 전쟁 참가자에 대한 예우 등등 나라가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
그런 틈을 탄 사기나 부정은 또 얼마나 많고.
전쟁에서 얼굴을 잃은 친구 에두아르에게 전우 알베르가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주면서 일은 시작된다.
거기에 사사건건 이익만 노리는 인물인 장교 프라델이 등장하고.
전쟁 후 언뜻 보면 그 장교는 승승장구 돈도 벌고, 출세도 하고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일에 매달린다.
오직 결혼을 잘함으로서 가능한 일이다.
바로 에두아르의 누나와.
반면 가짜 신분증을 만든 인물과 그 신분증을 만들어준 사람 알베르는 필연처럼 붙어다니며 고통을 당한다.
마약이 없이는 고통스러워 하루도 견디기 힘든 에두아르에게 마약을 살 돈을 벌어다 주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
그런 상황에서 에두아르의 제안으로 두 사람은 기상천외한 사기극을 벌이는데...
전사자 추모 기념비를 만든다고 선전을 한 후 돈을 가로채 외국으로 달아날 일을 꾸미는 것이다.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결국 에두아르는 아버지의 차에 치어 목숨을 잃고 자식을 나몰라라 했으나 아들이 전사했다고 알고 가슴앓이를 했던 아버지는 아들이 사기친 돈을 모두 갚아줌으로써 결말을 맞는다.
물 흐르듯 진행되는 사건과 숨 막히는 반전.
작가의 솜씨에 휘둘린 듯한 느낌마저 든다.
때로는 가슴 아프고,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웃기도 하면서 이 책을 덮었다.
솜씨 좋은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