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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소리
박이도
가을은 오는가
무력했던 여름
비극의 환상이 언뜻언뜻
무더위로 사라진다
이제 무엇을 더 기다리겠는가
어둠의 꺼풀을 벗고
먼동이 꿈틀대는 모습
무엇인가 살아 움직이는 것들의
순리를 보러 가자
흥건히 이슬에 젖은 발부리로
이 육신을 세우고
대지를 향해 나선다
마을을 나서는 기침소리
가까이 흐르는 냇물소리
살아 있는 모두의 안부를 묻는다
차가운 소리
가을이 온다, 내 정신으로
살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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