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가을이 오는 소리

솔뫼들 2023. 10. 23. 08:17
728x90

    가을이 오는 소리

                            박이도

 

가을은 오는가

무력했던 여름

비극의 환상이 언뜻언뜻

무더위로 사라진다

 

이제 무엇을 더 기다리겠는가

어둠의 꺼풀을 벗고

먼동이 꿈틀대는 모습

무엇인가 살아 움직이는 것들의

순리를 보러 가자

 

흥건히 이슬에 젖은 발부리로

이 육신을 세우고

대지를 향해 나선다

마을을 나서는 기침소리

가까이 흐르는 냇물소리

살아 있는 모두의 안부를 묻는다

 

차가운 소리

가을이 온다, 내 정신으로

살아온다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시 - 구름에 깃들여  (0) 2023.11.06
오늘의 시 - 나는 벌써  (2) 2023.10.30
오늘의 시 - 가을밤  (0) 2023.10.16
오늘의 시 - 따뜻한 감나무  (0) 2023.10.09
오늘의 시 - 문장들  (0) 2023.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