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을 하려다 몇 번 실패를 하고 잊고 지내다가 오랜만에 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이건희 특별전 전시에 빈 자리가 몇 개 있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나름대로 열심히 그림을 보려 다녔다고 생각했지만 이건희가 모은 그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매우 궁금했던 차였다.
그리고 평생 모은 작품을 국가에 기증해 많은 국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한 유적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작품은 많은 사람들이 감상을 해야 그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
아이들과 새, 게들이 어우러진 그림은 익히 보아온 작품이다.
이중섭의 순수한 마음이 작품에 그대로 드러난다.
'부부'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던 듯.
일본에 떨어져 있는 부인 이남덕을 그리워하며 그린 작품이리라.
그림 속 아이들의 표정은 보는 사람마저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중섭의 그림을 많이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그림에 아들의 이름을 써 놓은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아니면 내가 관찰력이 부족했을지도 모르지.
아들의 이름을 그림에서 보니 내 가슴이 다 뭉클하면서 아픈 것 같다.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이 그림에는 부인 이남덕의 이름을 써 놓았다.
정말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 아니었을까.
그림을 그릴 종이가 부족해 은박지 그림이 나왔을 것이라 하지만 이중섭은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만들어낸 것이었구나.
부인에게 보낸 편지 내용.
절절한 사랑과 그리움이 넘쳐난다.
이중섭의 대표작 하면 우히는 흔히 '소'를 기억한다.
소는 일제강점기 우리나라를 상징한다고 했었지.
이중섭의 그림 중에서 이런 풍경화는 처음 본다.
'정릉 풍경' 1956년 작품이라고 한다.
이중섭의 그림을 보면 자연스럽게 이중섭의 인생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
부인과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기까지 고통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제주도 서귀포에 이중섭 미술관이 있다.
다음에 제주도를 방문하면 꼭 이중섭의 발자취를 찾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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