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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의 밤

by 솔뫼들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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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 아니 튀르키예 소설가 오르한 파묵의 작품을 읽었다.

오르한 파묵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다.

오래 전 읽은 ' 내 이름은 빨강'이라는 작품의 느낌이 꽤 강렬하게 남아 있어서 기대가 컸다.

역시나 작품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르한 파묵 특유의 추리소설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여전하고.

 

 제목은 '페스트의 밤'.

제목에 붙은 '밤'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로 쓰였을까 호기심이 생기고,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와는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기도 했다.

페스트라는 전염병이 퍼졌을 때 민게르섬 사람들이 갈팡질팡 하고 원인을 몰라 당황하는 것 등 비슷한 점도 많다.

 

 하지만 이 작품은 페스트를 매개로 벌어지는 정치적 상황도 중요하다.

거기에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로 작은 섬의 사람들이 나뉘어 있는 것도 그렇고.

정치적인 이유로 민게르섬에 보내지는 의사와 부인 파키제 술탄.

거기에서 페스트뿐 아니라 종교적인 문제로 사람들과 갈등을 겪으며 사태를 해결해 나가지만 결국 그들에게 남은 것은 민게르섬 독립이라는 말뿐인 권력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파키제 술탄이 언니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민게르섬의 내용이 알려지게 된 것으로 기술된다.

그 편지가 오랜 세월이 지나 증손녀의 손을 통해 책으로 출간된 것처럼 표현이 되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진짜 정치 현실 사이에 내가 처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작가의 솜씨 덕분이겠지.

 

 어찌 되었든 코로나 19가 극성인 시기에 저절로 인류사에 깊이 상처를 남긴 전염병에 관한 책을 자주 찾아 읽게 된다.

역사는 반복되고  그런 전염병 사태를 정치에 이용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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