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남도 여행 첫째날 - 여수 돌산공원 (2)

솔뫼들 2022. 3. 21. 08:49
728x90

 K형!

 

 돌산도는 우리나라에서 열 번째로 큰 섬이라고 합니다.

8개의 큰 산이 있다는 뜻에서 산(山), 팔(八), 대(大)자를 합하여 '突山島'라 했다고 하지요.

돌산공원은 돌산대교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주로 많이 찾는 곳이지요.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돌산에서 자산공원을 잇는 케이블카로 돌산대교와 장군도, 오동도까지 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밤이면 여수 밤바다 야경을 즐길 수 있어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바람도 거세고 얼마 전 화성 전곡항에서 제부도를 잇는 해상케이블카 '서해랑'을 탔으니 여기에서는 그냥 산책을 즐기기로 합니다.

여수까지 오는 내내 차 안에 있던 몸을 움직일 겸 슬슬 걷기로 합니다.

하트 모양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돌산대교 준공기념탑을 올려다보기도 합니다.

아, 돌산공원 안에 타임캡슐도 있군요.

이 타임캡슐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을까요?

 

 이번에는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햇살은 따스한데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부는군요.

모자가 날아갈 것 같은 강풍이어서 마스크끈과 뒤엉킨 모자 턱끈을 조입니다.

전망대에서는 돌산대교와 장군도, 이순신광장이 보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면서 가는 케이블카도 보이는군요.

 

 

 사진 몇 장 찍고 바람을 피해 내려옵니다.

내려와서 보니 카페에서 한가롭게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입구에 '구워 먹는 아이스크림'이라는 광고도 보이네요.

갑자기 '구워 먹는 아이스크림'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집니다.

 

 친구와 카페에 들어가 '구워 먹는 아이스크림' 여러 종류 중 딸기맛을 시켰습니다.

알고 보니 아이스크림 겉이 마시멜로로 되어 있어 불에 그을리면 달콤한 맛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에 불의 조화라...

재미있지 않은가요?

 

 

 이제 차를 가지고 돌산대교를 건너갑니다.

숙소를 찾아가는 길이지요.

호텔에서 짐을 풀고 잠시 쉬고 싶습니다.

이번 여수여행에서는 돌산대교를 여러 번 왔다갔다 해야 하겠군요.

돌산대교는 금오도 갈 때도, 향일암 갈 때도 지나가야 하는 길목입니다.

 

 돌산대교는 편도 1차로로 되어 있군요.

그래서 수시로 주차장으로 변하는 모습입니다.

여행객이 많은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불 보듯 뻔한 일이지요.

다리를 건설할 때인 30년 전만 해도 그 정도로 이용객이 많지는 않았을테고 미래를 보자면 수요 예측에 실패한 셈입니다.

 

 호텔은 돌산대교 건너편 왼쪽에 있습니다.

호텔에 들어가 보니 바다 전망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군요.

깨끗한데다 스타일러와 고대기까지 갖추어져 있어 편하게 이용할 것 같습니다.

 

 여수 숙소 예약을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신기항에서 금오도 가는 첫배를 타기 위해 시간 절약을 하려면 신기항 근처나 돌산읍에 숙소를 정해야 햐는데 제가 예약을 하려 할 때 이미 빈 숙소가 없더라고요.

코로나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징검다리 연휴가 끼어서 그렇겠지요.

여수를 찾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가기 좋은 곳에 정한다고 돌산대교 가까운 곳에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우리가 가려는 향일암이나 오동도 등도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금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합니다.

어떤 메뉴를 정할까 하다가 음식에 호기심이 많은 친구가 하모 샤브샤브를 못 먹어 보았다고 합니다.

저도 못 먹어 보았으니 좋다고 했습니다.

'하모'는 일본말이고 우리말로는 '갯장어'라고 하지요.

 

 그러고 보니 80년대 많이 먹었던 값싼 아나고회 생각이 납니다.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었지요.

아나고는 일본말이고 우리말로 붕장어라고 하는데 갯장어와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네요.

요즘은 아나고라는 일본말 대신 붕장어라고 쓰는 걸 보면 일본말은 일상에서 많이 사라졌는데 그 자리에 영어나 국적불명의 외래어가 자리잡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호텔 바로 건너편 회센터에 유명한 맛집이 있어 발길을 합니다.

'바다세상'은 주말 저녁이어서인지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갯장어 샤브샤브'를 주문하니 갯장어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여름이 갯장어철이라고 하더군요.

갯장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철이 아니어서 살이 적고 맛이 떨어진다고 하니 굳이 지금 먹을 일은 아니지요.

 

 하는 수 없이 모듬회를 주문했습니다.

바닷가에 왔으니 회를 먹어야 한다면서 말이지요.

일단 곁다리 음식이 식탁에 주루룩 깔렸습니다.

둘이 마주보고 멍 하니 있다가 심심해서 곁다리 음식을 하나씩 먹다 보니 배가 꽉 찬 느낌입니다.

산낙지회, 해삼, 굴, 소라, 멍게 등등 푸짐한 해산물이 저를 유혹했거든요.

저는 회도 좋지만 사실 그런 해산물을 더 좋아합니다.

 

 곁다리 음식을 어느 정도 먹고 났는데도 회는 안 나옵니다.

한 사람이 음식 주문을 받고, 음식을 갖다 주고, 계산까지 하려니 몸이 열 개여도 모자라겠군요.

인건비가 비싸 대부분 자영업자들이 겪는 일입니다.

어떤 부탁을 하기도 민망하네요.

 

 멀거니 있다 보니 저도 모르게 옆 자리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또래인 것 같은데 회에 술까지 들어가 목소리가 커진 이유도 있겠지요.

졸지에 생판 모르는 사람들의 가족 관계며 직업, 외국인 사돈 이야기까지 모두 파악했습니다.

그런 일도 있군요.

 

 드디어 회가 나왔습니다.

모두 세 가지 생선으로 이루어져 있네요.

늦게 나온 회를 열심히 먹었는데 양이 많아 결국 조금 남겼습니다.

정말 배를 두드리며 먹었군요.

공기밥은 안 먹기로 했지만 그래도 매운탕까지 찾아 먹어야 한다며 국물로 속을 적시고 음식점을 나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