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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남연우
호수를 건너는 다리 난간에
위험한 시도가 매달렸다
뛰어내릴까
말까
밤새 고민한 흔적을 말해주듯
신발을 벗어 놓은
발부리 끝이 뾰족하다
방울 방울지는
투명한 펜촉으로 써내려간
유서를
자필서명, 햇살이 받아 적는다
쨍한 서릿발 눈빛
송곳을 후빈 아픔
용서해달라
뛰어내린 그 자리에
마르지 않은 눈물이 떨어진다
혼탁한 생의 한복판
급소를 찌른
얼음칼,
고름이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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