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고드름

솔뫼들 2022. 1. 16. 23:20
728x90

              고드름       

                              남연우

 

 호수를 건너는 다리 난간에

 위험한 시도가 매달렸다

 뛰어내릴까

 말까

 

 밤새 고민한 흔적을 말해주듯

 신발을 벗어 놓은

 발부리 끝이 뾰족하다

 

 방울 방울지는

 투명한 펜촉으로 써내려간

 유서를

 자필서명, 햇살이 받아 적는다

 

 쨍한 서릿발 눈빛

 송곳을 후빈 아픔

 용서해달라

 

 뛰어내린 그 자리에

 마르지 않은 눈물이 떨어진다

 

 혼탁한 생의 한복판

 급소를 찌른

 얼음칼,

 고름이 튀었다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시 - 겨울 산에서  (0) 2022.01.30
오늘의 시 - 눈사람  (0) 2022.01.23
오늘의 시 - 알혼 섬에서 쓴 엽서  (0) 2022.01.09
오늘의 시 - 하루로 가는 길  (0) 2022.01.02
오늘의 시 - 사라진 서점  (0) 2021.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