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밖'이라는 명칭은 자하(보랏빛 노을)가 많이 끼었다고 해서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창의문이 '紫霞門'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불려졌으며 자하문 밖을 가리킬 때 '자문밖'이라는 줄임말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자문밖은 구기동, 신영동, 평창동, 부암동, 홍지동을 아우르는 지명으로 이 지역에 예술가들이 많이 거주하고 미술관과 갤러리, 박물관이 많다.
그래서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생적으로 미술관 거리를 조성하기로 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그 기념으로 가나아트센터에서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도 함께.
평창동까지 가려면 2시간을 꼬박 가야 하기 때문에 쉬운 발길은 아니다.
하지만 이르게 찾아온 봄소풍 가듯이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평창동까지 가기로 했다.
그리고는 언덕을 헉헉 기어올라 가나아트센터에서 친구와 만나서 함께 웃었다.
둘 다 열정이 대단하다고 하면서.
김구림, 김봉태, 김병기, 김창열, 박서보, 심문섭, 유영국, 윤명로, 이종상,이항성, 최종태, 하종현.
'자문밖 미술관 프로젝트' 1차 전시에 작품을 선보인 작가들이다.
얼마 전 세상을 뜬 물방울 작가 김창열 미술관도 자문밖에 들어선다고 한다.
이것을 계기로 '자문밖 미술관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게 되었다는 기사를 언뜻 본 것 같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가들 작품은 익히 본 작품들이다.
나는 최종태의 단순한 조형미도 좋아하고, 원색을 즐겨 쓴 유영국의 '산' 그림도 좋아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종상 화백의 작품을 눈여겨 보게 되기도 했다.
이종상은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을 그린 작가이다.
무려 100살이 넘는데도 작품활동을 하는 김병기 화백의 작품은 그런 면에서도 자극을 준다.
나는 그 나이까지 살 자신도 없지만 산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열정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전시를 둘러보면서 화가들이 대부분 수명이 길다는데 친구와 의견을 함께 했다.
물론 이번 전시 작가들 중에 작고한 분도 있지만 아직 정정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분도 계시기 때문이다.
한 가지에 몰입하기 때문에 오래 사는 것일까?
다른 분야 예술가들과 달리 수명이 긴 이유가 문득 궁금해진다.
평창동까지 발길을 하는 우리도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며 친구와 마주보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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