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
박지웅
붙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우는 것이다
숨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들키려고 우는 것이다
배짱 한번 두둑하다
아예 울음으로 동네 하나 통째 걸어 잠근다
저 생명을 능가할 것은 이 여름에 없다
도무지 없다
붙어서 읽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읽는 것이다
칠 년 만에 받은 목숨
매미는 그 목을 걸고 읽는 것이다
누가 이보다 더 뜨겁게 읽을 수 있으랴
매미가 울면 그 나무는 절판된다
말리지 마라
불씨 하나 나무에 떨어졌다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늘의 시- 비 오는 날에 (0) | 2017.08.21 |
|---|---|
| 오늘의 시 - 별똥별 (0) | 2017.08.14 |
| 오늘의 시 - 세월 (0) | 2017.07.30 |
| 오늘의 시 - 두 조각 (0) | 2017.07.23 |
| 오늘의 시 - 방심 (放心) (0) | 2017.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