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지도

솔뫼들 2008. 10. 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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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를 샀다.

한참 전부터 벼르던 일이다.

운전할 때 이외에는 근래 지도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전에는 해외 여행을 갈 때  지도를 보고 나름대로 예습을 하곤 했는데 그것마저 시들해진 후로는 지도를 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낯선 나라 이름을 보고 들을 때는 때로 난감해졌다. 이 지구상 어디에 붙어 있는 나라인 줄도 모르면서 그 나라의 정세나 자원, 주변국과의 관계를 알 리 없지 않은가. 그것이 사는데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갑갑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얼마 전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침공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그런 나라가 이전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이겠지 하고 말았다. 하지만 상태가 심상치 않아지자 점차 관심이 가게 되었다. 또 친구가 해외 출장을 간다고 하는데 그 나라 역시 이름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어디에 붙어 있는 나라인지 신생 독립국인데 어떻게 EU에 가입했는지 등등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오늘 저녁 뉴스에는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 선원이 또 납치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데도 그곳을 이용하는 것은 이유가 있을텐데 그 나라가 아프리카 어디쯤 있는 나라인 줄을 모르니 짐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기는 그 동안 내가 아는 세계 지리는 고등학교 시절 배운 것이 다였다. 그 이후로 엄청난 세월이 흘렀고 많은 나라들이 이 지구상에 새로 생겨나고 분리되고 하였는데 나는 그 당시 알량한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알려고 하였으니 벽에 가로막힌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했으리라. 새로 산 지도를 들추어 본다. 지명이 바뀐 곳도 있고, 국경이 바뀐 곳은 수도 없이 많고, 익숙하지 않은 나라 이름도 셀 수 없이 많다. 당장 아시아 지역에서도 우리 학창시절에는 '버마'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이름을 바꾼 미얀마가 있던가.

 

 하루가 다르게 기억력이 나빠진다는 느낌이 드니 지도를 며칠 본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적어도 누군가 어느 나라 이야기를 했을 때 모르면 금세 찾아볼 수는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교과서에 안 나온 (우리 학창 시절) 것을 어찌 아느냐고 농담 삼아 이야기한 친구도 있었지만 지도 한 권 사 놓고 뿌듯한 마음에 몇 자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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