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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냥
오세영
어둠 속에서
칼을 가는가.
한밤에 깨어
성냥을 켜본 자는 안다.
곽 속에 갇혀 싸늘하게 쏘아보는
눈빛.
배신은 차가운 불이다.
이글이글 타는 숯불이 아니라
파랗게 빛나는 인광,
누구나 끼리끼리
체온을 부비며 견디는 겨울,
마른 성냥개비는 결코
정에 젖지 않는데
언 몸을 녹이려- 팍,
성냥을 긋는다.
그러나 아뿔사,
기름에 번지는 불길
불이야!
함께 있어도 항상
홀로 깨어 있는 성냥은
배신을 노리는 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