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주꾸미

솔뫼들 2006. 2. 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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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꾸미

 

                                      한승원

 

  세상에서 제일 미련한 것은 주꾸미들이다

  소라껍질에 끈 달아 제 놈 잡으려고

  바다 밑에 놓아두면 자기들

  알 낳으면서 살라고 그런 줄 알고

  태평스럽게 들어가  있다

  어부가 껍질을 들어올려도 도망치지 않는다

  파도가 말했다

  주꾸미보다 더 민망스런 족속들 있다

  그들은 자기들이 만든 소라고둥 껍질 속에 들어앉은 채 누군가에게

  자기들을 하늘나라로 극락으로 데려다 달라고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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