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매미의 울음 끝에
박재삼
막바지 뙤약볕 속
한창 매미 울음은
한여름 무더위를 그 절정까지 올려놓고는
이렇게 다시 조용할 수 있는가,
지금은 아무 기척도 없이
정적의 소리인 듯 쟁쟁쟁
천지가 하는 별의별
희한한 그늘의 소리에
멍청이 빨려들게 하구나.
사랑도 어쩌면
그와 같은 것인가
소나기처럼 숨이 차게
정수리부터 목물로 들이붓더니
얼마 후에는
그것이 아무 일도 없었던 양
맑은 구름만 눈이 부시게
하늘 위에 펼치기만 하노니.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시 - 사랑하는 이에게 무엇을 줄까 (0) | 2023.09.18 |
---|---|
오늘의 시 - 거룩한 일상 (0) | 2023.09.11 |
오늘의 시 - 매미 (0) | 2023.08.28 |
오늘의 시 - 여름밭 (0) | 2023.08.21 |
오늘의 시 - 우산 (0) | 2023.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