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가 유기농업이 발달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사회주의 국가이니 정책적으로 장려해서 그렇겠거니 단순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책을 보게 되었다.
轉禍爲福이라고 해야 할까.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붕괴와 동구권의 몰락, 그리고 미국의 규제로 물자가 부족해지자 스스로 먹을 것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 쿠바의 유기농업이라고 한다.
1990년대 초반이니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그야말로 손바닥만한 땅이라도 있으면 채소를 심고, 옥상이나 타이어를 이용해, 또는 담장 옆의 빈 땅이라도 곡식과 채소를 심기 시작했단다.
책을 읽으며 '오가노포니코'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상자 텃밭'이라고 번역을 하야 하나?
결국 국민 하나하나가 스스로 필요에 의해 시작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유기농을 하려던 것이 아니고 비료를 살 돈도 없고, 농약을 살 돈도 없어서 집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등을 이용해 퇴비를 만들고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짓게 된 것이다.
대규모 농장도 있었지만 사회주의적인 방법으로는 효율성이 떨어져 나중에는 시장경제를 도입하게 되었고.
자신이 농사지은 채소를 먹고 남으면 팔기도 하고, 주변 이웃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고...
우리나라 6 ~70년대 시골 모습 아닐까 싶다.
그때 우리나라도 거의 유기농업이 아니었을까.
쿠바에서는 이런 농업이 농촌은 물론 수도인 아바나에서도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쿠바 자체 내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할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도시농업'이라는 말을 최근 들었다.
도시에서 수경재배나 옥상이나 자투리 땅을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 곡식이나 채소를 먼 거리 운송할 필요가 없어 탄소발자국도 생기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지구를 위해서라도 모든 나라가 추구해야 할 농업 아닌가 싶다.
이 책이 나온 시기는 2004년이다.
그간 많은 세월이 흘렀으니 어느 정도 도시농업이 자리잡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도시농업이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주말농장이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하고 있을 뿐.
우리나라에도 앞으로 변화가 찾아올까?
먼 섬나라 쿠바.
아르헨티나 출신 체 게바라의 나라로 기억되는 쿠바.
이상주의적이기는 했지만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의 정신이 살아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인물은 갔지만 그 정신은 길이길이 남아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를 빛나게 해 주고 있겠지.
이 책을 읽고 쿠바에 가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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