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한 마디로 말하자면

솔뫼들 2023. 3. 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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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마디로 말하자면

                                            서정홍

 

종교가 없어요, 저는

그러니까

수십 억짜리 시멘트 건물 안에서

냉방기 난방기 팍팍 틀어놓고

기도 같은 거 안 해요

생각만 해도 그 꼴이 참 우습잖아요

지구 온난화로 생태계가 참 엉망인데요

그런데 치사하게 네 편 내 편 가르지도 않아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저는 아무데도 물들지 않은

청정구역 안에서 산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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