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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솔뫼들 2019. 10. 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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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에서 소개하는 내용을 보았던가.

故人이 된 친구의 글을 모아 책을 펴냈는데 단언컨대 글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하는.

어떤 사람의 글이기에 그랬을까 궁금증이 일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일했다는 사람.

한 가지에 빠지면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이 있는 사람.

어떤 틀에 갇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집안이 몰락함으로써 경제적으로 궁핍해진 후 서울에서 밀려나 외곽에 살면서 겪은 일을 써 내려간 글이 대부분이다.

정말 툭툭 던지듯 하는 문체가 예사롭지 않다.

그리고 지나치게 솔직해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문장도 꽤 있다.

특이한 사람인 건 틀림없다.

아까운 사람 하나 잃었다.

글로 승부를 할 생각 자체가 없었던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의 글솜씨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진솔하고 그러면서도 어떤 일을 무심히 그냥 보아넘기지 않고, 지나치게 사소한 것까지도 애정을 갖고 보는 사람...

세상과 불화할 수밖에 없는 사람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여행 중 시간이 날 때마다 두어 편씩 읽었는데 시간을 두고 다시 한번 곱씹으며 읽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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