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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by 솔뫼들 2018.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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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했다.

저자는 안목이 넓지 않은 내게 익숙하지 않은 이름인데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고향 태즈메이니아 섬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제목을 보고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주인공은 의사인 도리고.

모든게 완벽한 여인 엘라와 결혼을 하지만 늘 다른 여자를 찾아 헤매는 사람이다.

사랑도 아니면서 그러면 전형적인 바람둥인가?

아니 어쩌면 가슴 속이 허전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중에 고모부의 후처였던 에이미와는 첫눈에 반해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지지만.


 그런 도리고가 2차 대전 중 시암에서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철로를 건설하는 현지에 투입된다.

물론 직업상 의사이고 대령이라는 직급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직접 겪는 고통은 적지만 그것이 평생 상처로 남는다.

혹시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죽게 한 것은 아닌지...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는 어떤 의사라도 비슷한 고민과 갈등을 겪을 것이다.


 책은 도리고가 만나는 여자 이야기와 시암의 철로 건설 이야기, 그리고 전쟁 후에 남은 상처로 이어진다.

참으로 희한하게 시암에서 오스트레일리아 포로들을 핍박했던 일본군 장교들은 속으로 인간적인 갈등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차츰 합리화를 해 내간다.

어쩌면 그것이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때로는 소름이 끼친다.

어떻게 보면 그들 또한 국가주의에 의한 피해자일 수도 있지만 포로들에게 직접 가한 위해까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걸 보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치유.

사실 나는 전쟁을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모른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모두 겪은 부모 세대가 가끔 너무 안쓰럽다.

그걸 무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위안부 문제는 지금껏 살아남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고 무기를 만드는데 끌려갔던 사람들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트라우마'라는 것.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걸 겪고 마음 속에서 털어내지 못한 모든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해서 남은 삶을 인간답게 살도록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남반구 오스트레일리아에 살던 주인공 의사 도리고에게 북반구 시암은, 그리고 철로 건설현장은 바로 먼 곳이고 힘든 길이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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