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공연히 티베트라는 지역 이름을 부를 때면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해진다.
중국의 야욕에 슬그머니 사라진 나라.
하지만 티베트 사람들은 하루도 자기네 나라의 정체성과 독립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은 것 같다.
인도에 망명한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쉽지는 않지만 평화적인 시위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과연 독립이 가능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겠지만 말이다.
'한 티베트 여인의 용감한 투쟁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 책은 티베트가 중국에 점령당하는 과정에서 저항운동하는 사람들을 도왔다는 이유로 무려 30년 가까이 감옥과 수용소에서 지내다가 인도의 달라이 라마가 있는 지역으로 간 여인 아마 아데가 구술한 내용이다.
여성이기에 더 가혹했던 감옥살이를 이겨내고 중국의 잔혹함과 불의를 세상에 알리는 것에 자신의 남은 삶을 바치겠다고 하면서 구술한 내용이기에 읽으면서 여러 번 울컥 했다.
이 책이 2007년에 출간된 것이니 내가 이 책을 읽은 2025년에는 이 분이 돌아가셨을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1934년생.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 했지만 어떤 것이 옳은 것이고 정의인지 알기에 그녀는 굽히지 않는다.
말이 그렇지 온갖 고문과 회유를 견뎌내고 그 기나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뿔뿔이 흩어진 가족이며, 잡혀가며 떼어놓았던 젖먹이...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었을 때는 다른 사람이 길러 결혼을 앞둔 자신의 아이를 알아보지도 못 했다.
그런 불행을 겪으면서도 굳은 의지력과 정신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라싸는 아니어도 윈난성 근처 메리설산 트레킹을 하러 갔을 때 만난 사람들도 티베트 사람들이었다.
선량한 그들이 티베트 문화가 하나, 둘 사라지는 것에 가슴 아파하는 모습도 보았다.
중국인과 말이 통하지 않아 사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고.
10여년 전과 달리 지금은 한족을 티베트지역으로 이주시켜 티베트 문화를 말살시키는 정책을 중국 정부가 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에 순응하며 평화롭게 살던 사람들에게 날벼락 같은 일 아닌가.
약한 나라는 결국 제국주의 야욕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인가.
책을 읽으면 머리 속이 복잡했다.
잘 살게 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도 약소국 아닌가.
머리에 중국을 이고 사는 나라이다 보니 더 공감이 갔다.
티베트, 신장, 대만...
중국이 하나의 나라라고 생각하는 지역이다.
우리도 자기네 소수민족이라는 생각을 가진 지도자가 호시탐탐 우리도 노리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된다.
정말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는 없는 걸까?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