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이제 소금산 그랜드밸리로 향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다녀온 간현봉이 소금산의 봉우리인 줄 알았더니 소금산은 건너편 출렁다리와 울렁다리가 있는 방향이군요.
소금산 정상은 소금 잔도 바로 위에 있으니 소금산 산행을 한다는 표현이 여기에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곳을 간현유원지라고 부르는데 그 이름이 간현봉에서 나온 것이었나 봅니다.
소금산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처음 소금산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산 이름이 독특하다 싶었습니다.
음식의 간을 맞출 때 사용하는 소금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금강산처럼 경치가 좋은데서 유래했다네요.
작은 산인데 전문 암벽을 즐길 수 있는 코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보통 경치가 좋은 곳을 '작은 금강산'이라고 해서 '소금강'이라고 부르는데 여기만 '소금산'이라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래를 알고 나니 소금산이 다시 보입니다.
소금산 그랜드밸리 입구에서 친구가 잠깐 쉬자고 합니다.
하기는 정말 간현봉에서 달리다시피 했지요.
친구는 더위를 식힐 겸 아이스크림을 먹고 저는 배가 불러 준비해온 얼음물을 마십니다.
근처에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이 있어 노래도 듣고, 더위도 식히고...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는 출렁다리만 완성되었고 울렁다리는 공사중이었지요.
비가 내리던 날 울렁다리를 만들기 위해 잔도를 만드는 공사로 진흙탕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출렁다리를 건너며 보이는 삼산천의 경치가 좋아 감탄을 했던 기억에 다시 이곳을 찾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울렁다리까지 제대로 만들었고요.
조금 걸어 올라가자 매표소가 나옵니다.
성인 9,000원, 경로 6,000원이군요.
좀 비싸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에 왔을 때는 입장료로 원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주었는데 그 제도가 없어졌나 보네요.
아쉽습니다.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계단이 나옵니다.
그제야 전에도 헉헉거리며 계단을 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계단에 숫자가 적혀 있네요.
이 계단을 오르면 얼마만큼의 칼로리가 소모되는지도 함께 말입니다.
대부분의 현대인이 많이 먹어서 에너지가 남아 도니 여기에서 쓰라는 말 같습니다.
우리 둘은 그런 것과 거리가 머니 살살 걸을까요?
계속 되는 계단길 오르막에 중간중간 만들어놓은 벤치가 만원입니다.
우리야 산꾼들이니 이런 계단에는 이골이 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백 개의 계단에 숨이 턱턱 막히고 종아리가 뻐근하겠지요.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은 오기 쉽지 않겠다 싶습니다.
한번도 안 쉬고 내처 올라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200m 길이의 출렁다리 입구에 섰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건 아니니 설렁설렁 경치를 즐기며 걸어갑니다.
발 아래 삼산천도 보이고 글램핑장도 내려다보이는군요.
까마득하게 소금산 자락에 있는 잔도도 보이네요.
출렁다리가 끝났습니다.
오른편 하늘정원이라는 곳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고, 바로 울렁다리를 향해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하늘정원쪽으로 가자고 했더니 친구가 내려갈 때 들르자고 하네요.
바로 잔도로 이어지는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소금산 자락에 이 잔도를 만드느라 소금산은 망가졌지만 공사하는 사람들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기술이 발달해서 안전하게 만들었겠지만 바닥을 지탱하는 걸 보면 좀 불안하기도 하고 아찔하기도 합니다.
친구는 제게 바닥이 뚫려 있어서 사진을 찍다가 실수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면 찾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으니 조심하라고 합니다.
스마트폰 잡은 손에 힘을 꽉 줍니다.
전망 좋은 곳에서 사진도 찍고 준비해온 과일을 먹으며 잠시 쉽니다.
바람이 정말 시원한 날이군요.
바람이 없다면 쨍쨍한 햇살에 꽤 힘들었을 겁니다.
고마운 바람이지요.
날씨도 좋고, 풍광도 좋고, 우리 기분도 좋습니다.
스카이 타워에 섰습니다.
바닥이 투명해 아래가 다 보이는군요.
하늘과 바닥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모두 우리 발 아래 있네요.
해발고도가 300m쯤 되겠는걸요.
오는 길에 소금산 정상(해발 343m)이 바로 위에 있었거든요.
고개를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신기해 합니다.
공중에 떠 있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노란 빛깔로 쭉 뻗은 울렁다리는 또 얼마나 시원스러운지요.
일방통행이라 하늘정원을 못 들르는 바람에 1,000원어치 손해 봤다고 아까부터 우스갯소리를 하던 친구가 더 이상 그 소리를 안 합니다.
경로 우대도 받았으면서 그러면 안 되죠.
여러 가지 시설을 보면 그만큼 받아도 되겠다 싶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워낙 많이 방문하니 이곳 만드느라 든 비용은 금세 회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카이 타워에서 계단을 빙빙 돌아 울렁다리로 접어듭니다.
울렁다리는 정말 장관입니다.
이름도 재미있지요.
이렇게 다리를 만드는 방식을 현수교라고 하나요?
울렁다리는 출렁다리보다는 흔들림이 훨씬 덜 합니다.
출렁다리는 앞뒤로, 위아래 흔들리는 느낌인데 여기는 좌우로 흔들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찌 되었든 둘 다 흔들림이 있는 다리인데 이름을 다르게 짓느라 고심했을 것 같네요.
울렁다리는 길이가 무려 404m나 된다고 하네요.
출렁다리가 200m라고 하니 울렁다리 거리가 2배인 것이지요.
약간의 아찔함을 즐기면서 걸어갑니다.
속이 울렁울렁 한가요?
울렁다리를 건너면 친환경매트를 따라 산길을 내려가다가 삼산천 옆으로 걷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아직 완성이 덜 된 것이군요.
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두 공사가 마무리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멋진 공간을 찾게 되겠지요.
공사 때문에 분위기가 좀 어수선하네요.
친구는 하늘정원도 가 볼 겸 한번 더 오자고 합니다.
가을에 오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섬강으로 흘러드는 삼산천과 섬강에 비친 단풍도 멋지지 않을까요?
섬강가를 따라 걷습니다.
섬강가를 수놓은 금계국 노란빛이 유난히 예뻐 보입니다.
초록의 나무, 풀들과 어울려 더 산뜻해 보입니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릴 때마다 蟾江이라는 이름을 보고는 이름이 특이하다 생각했습니다.
강 이름에 두꺼비가 들어가 있으니까요.
섬강은 간현 앞강에서 약 3~4km 거슬러 올라가면 달내가 있고 그 강가에 두꺼비 모양을 한 바위가 있는데 그 모습을 따서 이름을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태기산에서 발원한 섬강은 여러 골짜기의 물을 모아 강폭을 넓혀 오다가 간현에 이르러 협곡을 이루어 오형제바위와 같은 기암절벽을 만들었다고 하지요.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4시 50분입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되었군요.
다른 곳을 한 군데 더 둘러보려 했는데 시간에 쫓기지 말고 쉬자고 했습니다.
바로 호텔로 차를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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