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여름은 가고

솔뫼들 2023. 9. 2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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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은 가고

                                  정희성

 

가을은 허공이 깊어가는 계절

철 지난 바닷가에서 고개 숙인 채

모래를 차며 걷고 있는

저이도 잃어서는 안될 무얼 잃은 걸까

오래 지니고 있던 뜨거운 것들을

잃어버린 가슴 한 구석이 텅 빈 듯

오오 지나온 일들을 생각느니

서쪽 허공을 헤아릴 수나 있겠는가

젖은 수평선이 그렁그렁

눈시울에 와 꿉이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