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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이승희
물방울은 왜 모여지는 것이 아니라 맺혀지는 것일까?
맺힌다는 그 말 속 들어 있는 단단한 뼈 같은 마디들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하나의 맺힘이 있기까지 그 오랜 습
기의 기억들은 어느 바람 속, 어느 쓸쓸한 저녁의 이름으
로 돌아온 것일까. 얼마나 사무쳤기에 저리도 둥글어진
것이냐. 물방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죄다. 그러므로 사
랑은 물방울이 다른 물방울을 만나는 것처럼 그런 것이어
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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