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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솔뫼들 2023. 5. 1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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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여행을 준비하면서 비행기에서나 호텔에서 쉴 때 볼 수 있을 만한 책으로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를 선택했다.

이야기에 연속성이 없으니 잠깐씩 읽어도 무방한 내용이라고 생각을 해서 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잠만 쏟아지지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여행지 호텔에서도 피로가 누적되고 고산증 때문에 두통이 와서 도무지 책을 손에 들 수가 없었다.

 

 착각이었다.

4년 전 인도 라다크를 방문했을 때 보름이어도 책 3권을 읽은 기억이 나서 이번에도 무려 3권을 챙겼는데 시력도 안 좋아졌지 집중력도 떨어졌지 일정이 빡빡해 그다지 쉴 틈도 없지...

결국 캐리어에 넣었다 뺐다 반복하다가 한 권도 마무리를 못 하고 그냥 가져왔다.

그리고 여행기를 쓰는 틈틈이 겨우 읽은 책이 이 책이니 그저 웃음만 나온다.

 

 커피가 세계사를 바꿨다고 하니 일단 호기심이 인다.

커피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도 그런 내용은 없었는데...

 

 커피 하면 일단 카페인이 떠오른다.

카페인 때문에 수피교도 수도사들이 공부를 할 때 졸음을 쫓고 정신이 들게 해서 수도사들에게 인기가 있었다는 말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 청소년기에도 몇몇은 성장에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학창시절 시험기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던가.

 

 또 나폴레옹이 전쟁 중 병사들에게 커피를 제공했다는 사실에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커피를 마신 병사들이 단기간에 긴장이 되고 기운이 나게 하는 음료가 커피였다는 것이다.

종교인이나 병사들이나 결국 카페인이 제공하는 힘을 이용한 것이었구나.

 

 또 영국에서 커피보다 차가 더 각광을 받게 된 이유에서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남자들만 드나드는 살롱에서 여자들을 제외하고 그들이 커피를 즐기자 여자들 사이에서 반발심이 생기고 결국 커피에 대한 보이콧까지 일어나지 않았나.

오래 전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여자를 제외하고 무언가를 추진하면 결국 부작용이나 퇴보하는 일들이 생기는 것이다.

 

 유럽 각국이 커피로 인해 전쟁에 버금 가는 눈치작전까지 수행한 걸 보면 쓴웃음이 나온다.

커피 보급 문제로 정치 지도자들의 입지가 달라지기도 했다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사실 우리나라에서 요즘 커피가 유독 인기가 있다.

도시 거리를 걷다 보면 한 집 건너 커피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도 평균 하루에 한 잔 정도 커피를 마시지만 커피를 생산하는데 드는 환경적 요인을 생각하면 커피를 끊어야 하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전 지구적으로 물 부족이 심각해 국가간 전쟁까지 일어날 지경인데 키우는데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 바로 커피 아닌가.

 

 기후변화로 최근 커피 작황이 좋지 않다고 한다.

차를 주로 마시던 중국까지 커피 마시기 대열에 합류했으니 앞으로 커피가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르면 커피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앞으로 커피가 세상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또 어떤 문화적 요인으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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