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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섬 아이
김진수
지북산 몰랑에 뻐꾸기 울면
산비둘기 구구대는 장사슴목골
달랑 한마지기 옹사리밭에
아부지는 들컹들컹 쟁기질하고
어무니는 쪼락쪼락 풋콩을 딴다
가다가 한 모금
또 가다가 한 모금
촐랑촐랑 줄어가는 막걸리 심부름
한 쪽박 샘물로 덧채우던 아이가
아지랑 묏등 앞에 바알갛게 엎드렸네
한 사발 거뜬 비우신 아부지
"오늘 막걸리는 왜 이리 싱겁다냐?"
그 소웃음소리 지금도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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