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풀섬 아이

솔뫼들 2022. 8. 2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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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섬 아이

                             김진수

 

지북산 몰랑에 뻐꾸기 울면

산비둘기 구구대는 장사슴목골

달랑 한마지기 옹사리밭에

아부지는 들컹들컹 쟁기질하고

어무니는 쪼락쪼락 풋콩을 딴다

 

가다가 한 모금

또 가다가 한 모금

 

촐랑촐랑 줄어가는 막걸리 심부름

한 쪽박 샘물로 덧채우던 아이가

아지랑 묏등 앞에 바알갛게 엎드렸네

 

 한 사발 거뜬 비우신 아부지

"오늘 막걸리는 왜 이리 싱겁다냐?"

그 소웃음소리 지금도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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