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엮다'
사실 이 책이 만화책인 줄 모르고 샀다.
내용은 마음에 들지만 읽는데 너무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는게 단점이라고 할까.
금세 읽어버려서 아쉬웠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배는 우리가 강이나 바다에서 타는 배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바다를 항해하는 사전을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제대로 된 사전을 만든다는 건 지난한 일이겠지.
출판사에서 사전을 만드는 일을 맡게 된 주인공 마지메는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는다.
그런 와중에서 사전을 향한 그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결국 사전은 완성이 되고...
책을 읽으면서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어보는 경험을 했다.
가끔 신문에 나오는 어휘 관련 코너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고.
우리가 얼마나 무신경하게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깨닫는다.
코로나 때문에 억눌렸던 소비를 한다는 말을 일상에서는 '보복 소비'라고 한다.
신문에서 지적한 것처럼 누구에게 왜 보복을 하는 것일까?
'보상 소비'로 고쳐써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었지.
바야흐로 요즘은 언어의 수난시대 아닌가 한다.
외국어의 혼용은 물론 지나친 줄임말의 사용으로 때로는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말도 꽤 있다.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그렇지 단어를 줄여 쓴다고 남는(?) 시간에 무척 바람직하게 보낼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대중들에 대한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텔레비전 등 미디어부터 올바른 말을 사용하는게 시급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가 그런 운동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
바른 말, 고운 말이 우리의 마음도 정화시켜줄 테니까 그러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