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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스캔들

솔뫼들 2022. 3. 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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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KBS에서 방송되었던 '명작 스캔들'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든 '명작 스캔들'을 보았다.

'도도한 명작의 발칙하고 은밀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명작들의 뒷이야기에 잔뜩 호기심이 발동했다.

세월이 흘렀어도 명작을 보통 사람들이 알기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준 좋은 프로그램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프로그램에 나온 내용이 책으로 나왔다는 것도 반가웠다.

뒤늦게 책을 손에 들기는 했지만 한번 읽고 말 책은 아니고 두고두고 관련된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볼 때 한번씩 펼쳐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책을 읽다 보면 가수이자 화가 조영남과 심리학자 김정운이 나누는 대화를 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된다.

그들의 대화가 맛깔난 양념 역할을 해서 내용이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도 있다.

 

 사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명작에 대한 뒷이야기는 잘못 전해진 것도 많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 그림 속 소녀는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은 그림을 보는 사람 누구나 갖게 된다.

그런 궁금증 때문에 책도 나오고 영화로도 만들어졌겠지.

그걸 시대적 배경과 네덜란드의 사회적 상황에 비추어 해석해 주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영화음악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스 협주곡'.

기타가 오케스트라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었었는데 이 곡을 통해 확실하게 기타의 존재를 보여 주었다던가.

동료였던 아내가 남편의 재능을 알아보고 시각장애인이었던 호아킨 로드리게스의 눈이 되어 주었다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스페인 국왕이 아란후에스 협주곡이 아란후에스 궁전을 알린 공을 인정해서 두 사람을 백작과 백작 부인으로 봉해 死後 그들은 아란후에스궁전에 묻혀 있단다.

아란후에스 궁전은 스페인을 방문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내가 모르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림을 자세히 보게 되고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멀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에 한 발자국 다가간 느낌이 들어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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