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태백 금대봉, 대덕산 (1)

솔뫼들 2021. 8. 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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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백신을 2차까지 맞고 2주가 지났다.

백신이 감염을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 한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좀 놓이기는 한다.

친구는 면역력이 좋을 때 가능하면 열심히 놀자고 한다.

그 말도 일리는 있지.

 

 한참 고민을 하다가 더위 핑계로 가벼운 트레킹만 하고 한동안 제대로 된 산행을 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덥다 보니 계곡 산행을 하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오대산 소금강 계곡을 가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 교통편이 마땅치 않다.

하는 수 없이 서울보다는 시원하다는 태백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금대봉, 대덕산이라고 있다는데 전에 못 가본 곳이다.

혹시나 이 여름에 산이 험하고 높아 헉헉거리고 민폐를 끼치는 건 아닌가 했는데 안내산악회 담당자에게 알아보니 중간 정도 난이도에 야생화가 아주 많은 곳이란다.

여기 가야겠군.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하고 오전 5시 20분에 집을 나선다.

이렇게 일찍 집에서 나서는 것도 오랜만이다.

주말 새벽 시간이다 보니 버스가 자주 없을 것 같아 서두르게 된다.

 

 오전 6시 30분 양재역 서초구민회관 앞에 도착하고 나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타기로 했던 친구에게서 문자가 와 있다.

잘 탑승을 했단다.

산꾼은 안 보이고 서초구민회관 앞에는 코로나 선별검사소가 설치되어 있다.

예전에 이곳에는 주말마다 전국 산을 찾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했는데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모양이다.

이 막막한 사태는 언제 끝날까?

 

 서초구민회관과 서울가정법원 앞을 서성이며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전에 함께 했던 사람들 생각을 하며 만감이 교차를 한다.

10여년 전 안내산악회를 이용해  대여섯 명이 모여 지방 산행을 자주 가곤 했었지.

주로 이곳이나 서초구청 앞에서 버스를 타곤 했다.

우리가 가게 될 산에 대한 기대와 소풍을 가는 기분으로 왁자지껄 했던 기억이 난다.

 

 오전 6시 50분, 드디어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28인승 리무진이라 널찍하고 쾌적하다.

안내자의 설명을 자장가 삼아 부족한 잠을 보충했으면 싶은데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는 않네.

 

 다행히 버스는 잘 달린다.

휴가 성수기를 맞아 제주도와 강원도에 인파가 얼마나 몰렸다느니 연일 뉴스에서 이야기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거리두기를 하면서 조용히 집에 있는가 보다.

산은 그나마 야외이고 공기가 좋으니 마음이 편하다고나 할까.

 

 비몽사몽 하는 사이에 차는 영동고속도로를 벗어나 일반국도로 접어들었다.

아침을 못 먹은 사람들을 위해 신제천휴게소에 잠깐 선단다.

시간이 넉넉해 바람도 쐴 겸 휴게소로 들어가니 시설도 열악한데다 썰렁하다.

문을 닫은 곳도 많고, 커피 한 잔 마시려고 해도 카페가 없다.

코로나 이전에는 이렇지 않았을텐데 다들 어렵다는 말이겠지.

 

 

 친구와 나는 간단히 식사를 하고 나왔지만 휴게소 앞 파라솔 아래에서 친구가 사온 크로와상을 하나씩 먹는다.

뒤편에 앉아 아침을 먹는 사람들 이야기가 들린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예전에 안내산악회 중에는 아침 일찍 출발한다고 차에서 김밥이나 떡을 주는 경우가 꽤 있었다.

개중에는 가스통을 가지고 다니면서 고속도로 휴게소 한쪽에 솥을 걸고 국밥을 주는 경우도 있었지.

산행 후에 몇 가지 안주와 막걸리를 제공하는 곳도 있었고.

물론 우리가 내는 비용에 모두 포함된 것이겠지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닌데도 까마득하게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다시 차에 오른다.

하늘은 구름을 잔뜩 머금고 산 위를 오락가락 한다.

요즘 날씨는 수시로 비를 뿌리니 우산은 필수품이 되었지.

오늘 일기예보에도 오후 3시경 태백에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는데 하늘이 꾹 참아주기를 바라면서 차창에 스치는 경치 구경을 한다.

 

 금대봉과 대덕산은 태백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탐방 코스이다.

태백산은 2016년 우리나라에서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인데 태백산국립공원 중에서도 금대봉과 대덕산은 자연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되어 매년 4월부터 9월까지 하루 300명만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오랜만에 遠行 나들이를 나온데다 그만큼 자연이 잘 보호되고 있다는 말일 터이니 자못 기대가 된다.

 

 

 오전 10시 25분경 두문동재(해발 1268m)에 도착했다.

금대봉은 정선군 고한읍과 태백시 창죽동에 걸쳐 있는 봉우리이다.

오늘 우리는 정선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금대봉을 거쳐 분주령, 대덕산, 검룡소, 검룡소탐방지원센터까지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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