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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말고 커피

솔뫼들 2020. 4. 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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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한 책 제목이 있었다.

'전쟁 말고 커피'

전쟁과 커피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었는데 예멘의 내전 상황과 연결된 것이었다.

커피 이야기는 당연히 들어가고.


 소설이 아니다.

저자는 주인공을 잘 아는 사람으로 주인공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기술해 나간다.

주인공은 예멘계 미국인 목타르.

미국에서 어렵게 살아가다가 우연히 자신의 조국인 예멘이 커피의 본고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블루보틀 매장에서 커피를 맛보고는 조국의 커피를 되살려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생각만 가지고 커피를 사고팔고 할 수는 없다.


 목타르는 초반에는 '한번 해 볼까?'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예멘의 커피 농장을 방문하면서 서서히 커피 사업에 대한 집념을 갖게 된다.

그리고 수없이 내전이 일어나는 총탄 사이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예멘의 최상급 원두를 미국으로 들여오는데 성공한다.

지금은 전세계 고급 커피 매장에서 목타르가 예멘에서 가져온 최상품 원두가 사용된다고.

커피에 대해 그저 그런 정도의 상식과 맛만 기억하고 있는 내게 최상품 커피를 한번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카페에 가면 모카 커피라는 메뉴가 있는 곳이 있다.

그 커피 메뉴의 '모카'라는 말이 원두가 모여 수출되는 예멘의 항구 이름에서 따 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예멘의 커피는 알아주는 것이었는데 내전과 테러 등으로 얼룩진 나라에서 커피는 어느 새 자리를 잃었다.

커피나무 대신 카트나무로 대부분 갈아탔다던가.

 책에는 수시로 '카트'를 씹는 예멘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무언가 궁금해 찾아보니 마약처럼 사람들이 평소에 자주 씹는 잎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예멘 사람들의 말을 빌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는데 중독성은 없다고 한다.

그런 예멘에 다시 커피 붐을 일으켜 농부들을 돕고 자신의 사업을 성공시킨 젊은이 목타르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목타르는 아랍계 미국인으로서 차별도 받았지만 그래도 그걸 딛고 보란 듯이 성공했으니 미국이 아직도 성공의 가능성이 큰 나라로 불려지는이유 아닐까.


 바리스타 말고 '큐그레이더'라는 자격이 있는 줄도 이번에 알았다.

바리스타보다 훨씬 자격증 취득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원두 감별에 관한 자격증인데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목타르는 그것도 취득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멘이라는 나라가 정확하게 어디에 있고 어떤 나라인지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니 목타르라는 인물은 조국에 그런 면에서도 기여를 한 셈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다만 피나는 노력이 있을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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