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고, 듣고, 느끼고...

영화 ' 윤희에게'

by 솔뫼들 2020. 4. 7.
728x90

.윤희에게 포스터


 영화 한 편 보러 나가기 두려운 날이 이어진다.

금세 끝날 줄 알았던 전염병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내에서 감염자 숫자가 주는가 싶자 우리나라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는지 외국에서 교민들과 유학생이 몰려온다.

그런 이유로 갑자기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유럽과 미국발 사람들의 확진자 숫자가 더해져 국내 확진자 추세는 수그러들 줄을 모른다.

내가 사는 동안 이런 일을 겪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장기전으로 가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걸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겠지.

한동안 집안 청소를 한다고 여기저기 정리하고 뒤집어 엎다가 그마저 지쳤다.

다음에 할 수 있는 건 책 아니면 영화.

책이야 늘 가까이하는 것이니 새삼스러울 것이 없고 평소 텔레비전으로 영화 보는 걸 즐기지 않았는데 그렇게라도 해야겠다.

그래서 찾은 것이 '윤희에게'

영화관에서 지난 가을 아주 오랫동안 상영한 작품인데 놓치고 말았다.

반가워서 얼른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무표정한 윤희(김희애 분)가 떠오른다.

세상에 樂이 하나도 없고 모든 걸 포기한 듯한 표정이다.

이혼하고 딸과 함께 하는 조리사 윤희.


 어느 날 딸이 우체통에서 엄마한테 온 편지를 발견한다.

'윤희에게'로 시작하는.

그 편지가 엄마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직감한 딸이 편지를 보낸 사람이 살고 있는 일본 홋카이도로의 여행을 제안해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

동성애자였던 윤희와 '그녀'가 만나게 된 것이다.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가 이혼을 하면서 '그녀'는 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가서 일본인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채 홀로 사는 삶을 선택했다.

헤어져 산 세월 동안 두 사람은 자신의 삶을 방기하다시피 했지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는 다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가슴이 시렸다.

홋카이도의 눈처럼 시린 사랑이다.

그 정도이면 순백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음악과 배경과 조용조용한 사람들의 말투...

기억에 오래 남을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를 보고 홋카이도 오타루를 가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 분위기에 나도 젖어보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