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이제 알치를 향해 갑니다.
알치는 라다크 지역에서도 극오지였던 관계로 무슬림들의 침략에서도 비껴 있던 지역이랍니다.
순수한 마을 사람들의 미소와 생활을 볼 수 있는 지역이지요.
마을에 들어서니 보리 타작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 우리네 마을에서 보던 것과 비슷해서 정겹습니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역시 우리나라보다 보리 타작 시기가 늦은 것 같군요.
보리가 많이 눈에 띄는 걸 보니 보리로 만든 음식이 많겠구나 싶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어서인지 모두들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알치 곰파로 가는 길목에는 갖가지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숙박시설도 보이고 드물지만 음식점도 보입니다.
오지라고 해도 사람 사는 곳이고 우리처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특히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역이 알치라고 합니다.
어쩌면 가는 길이 엄청나게 고생스럽고 물질문명이 덜 들어간 곳을 찾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물질의 때를 잠깐이나마 벗기 위해서 말입니다.
알치 곰파는 10C 말 린체 장포 스님이 건립했다고 하는 천년고찰입니다.
외부의 영향을 덜 받아 비교적 카슈미르 지역의 색채가 강하게 남아 있다고 합니다.
린체 장포 스님은 서티베트 지역에 무려 100여개 곰파를 세웠다고 하는군요.
엄청난 원력의 표현입니다.
알치 곰파로 들어서니 법당마다 입구에 스님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군요.
조금 아쉽습니다.
법당 위 한쪽에 CCTV도 설치되어 있네요.
신발을 벗고 들어가 조심스럽게 법당을 둘러보고 나옵니다.
규모가 꽤 커서 차례차례 도는데 한참 걸리는군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음식 조심을 한다고 했는데도 아침에 마신 주스가 잘못 되었는지 친구와 저는 화장실이 급해졌습니다.
외지에 나오면 항상 음식이 문제라니까요.
골목을 돌고 돌아 어렵게 화장실을 찾아갑니다.
다행히 여기는 사용료를 받지 않는군요.
화장실은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고 한결 편안해진 몸과 마음으로 곰파를 둘러봅니다.
가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네요.
나무 아래에서 살구 과육을 제거하는 아이들도 보고, 오래 되어 뒤틀린 살구나무 줄기도 보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스투파에 눈길을 주기도 하고...
곰파 뒤꼍까지 돌아보고 차량이 있는 곳으로 가는데 일행들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가만히 보니 여행을 온 한국 젊은 여성이군요.
혼자서 오지인 라다크 지역을 여행한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지요.
역시 우리나라는 여자들이 이끌어가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한바탕 웃습니다.
가이드의 말을 들으니 오지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네팔 포카라에 갔다가 인도 라다크로 이동한답니다.
그런 다음 파키스탄으로 간다고 하더군요.
파키스탄도 분쟁이 많아 여행 자제구역으로 알고 있는데 진짜 모험을 즐기는 젊은이들이겠지요.
그런 힘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갈 것이라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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