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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워라
박남준
낙엽 하나 땅에
떨어졌다
어떤
나비의 애벌레에 몸을 내주었나
삭은 뼈처럼 드러난 잎맥들
방울방울
이슬을
매달아 햇빛을 굴린다
그 모습 열반한 선승의 사리 아닌가
생각하는데
몸의
어느 구석에 생기가 남아 있었던가
가을볕에 뒤척이다 발끝부터
토르르----륵
동그랗게 말았다 번데기 같다
가지에서 떨어져 허공을
부유하다
나비를
꿈꾸었는가
놀라워라
저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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