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중 '나의 눈부신 친구'에 이은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읽었다.
'나의 눈부신 친구'는 읽은 지 2년 가까이 되어 새로운 마음으로 한번 더 읽었다.
그래야 주인공을 비롯해 인물들과 사건이 잘 연결될 것 같았다.
작가는 지금도 서면 인터뷰만 하고 실명과 실물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하기는 작가는 작품으로 자신을 드러내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작품을 통해서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부수적인 것에 너무 골몰하는, 심지어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작가들을 보면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튼 베일에 싸인 엘레나 그렌테의 작품을 다시 손에 들었다.
얼마나 나를 사로잡을까 잔뜩 기대를 하면서.
'나의 눈부신 친구'가 나폴리 변두리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레누와 릴라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이 책은 두 인물의 그 다음 시기 이야기이다.
두 사람은 경쟁자이면서 절친한 친구인데 레누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고, 릴라는 초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가 운영하는 구두 가게의 일손을 돕는다.
릴라는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 10대에 결혼을 하는데 결혼이 결국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지는 상황이 된다.
불행한 결혼을 다른 사람과의 불 같은 사랑을 통해 극복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는 않고 릴라가 한때 사랑한 사람이 레누가 어릴 적부터 사랑한 사람이라는 사실로 인해 레누는 심각한 상처를 받는다.
그럼에도 레누의 학업은 대학교로 이어지고 거기에서 만난 동료이자 학자와 레누도 결혼을 한다.
때로는 막장드라마 같으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사회 문제와 사람들의 심리문제, 사랑과 이별을 다루는 이 작가의 작품은 정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심연 같다.
책을 읽으며 릴라의 僞惡的인 모습에 때로 화가 나기도 하고, 레누의 처신에 어이없어지기도 한다.
만약에 내게 릴라 같은 친구가 있다면 레누처럼 오랜 기간 그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
물론 레누도 대학시절 멀리 떠나 있으며 의도적으로 릴라를 피하기는 하지만 그런 인간관계가 참으로 피로감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편에 어떤 내용이 펼쳐질까?
잠을 반납하면서 읽게 되는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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