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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솔뫼들 2018. 3. 2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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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지막 4권이다.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이다.

누구를 잃어버렸다는 말일까?

처음에는 도무지 짐작을 할 수가 없다.


 레누는 남편과 이혼하고는 고향 나폴리로 돌아온다.

나폴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써서 비판도 받지만 제대로 자신의 고향을 알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이 떠나고자 했으나 결국 돌아올 수밖에 없는 고향과 그곳 사람들에게서 자신을 분리해내지 못 해서였겠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자신은 그들과 다른 계층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지만 어느 순간 같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은 면이 있는 릴라와의 관계도 거기에 한 몫 했을 것이다.


 니노와의 관계는 결국 파국을 맞지만 레누는 니노의 아이를 갖게 된다.

반면 릴라는 자신을 보살펴준 엔초에게 마음을 열고 엔초의 아이를 갖게 된다.

그리고 선구적으로 컴퓨터에 관련된 소프트웨어 사업을 해서 경제적으로도 자립을 하게 되고.


 레누와 릴라, 두 사람은 같은 해 이전 아이들과는 아버지가 다른 아이를 갖게 되고 위아랫집에 살게 되면서 더욱 애증의 관계가 된다.

릴라는 시도 때도 없이 아이를 올려보내고, 레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과 릴라의 아이를 비교하게 되고...

레누의 아이보다 더 영리해 보였던 릴라의 아이가 어느 날 사라지면서 릴라의 영혼은 파괴된다.

그렇지 않아도 늘 어디로 튈지 불안했던 릴라의 삶은 어떻게 될까?


 맨 처음  릴라의 아들이 레누에게 자신의 어머니인 릴라가 사라졌다고 연락을 함으로써 레누는 릴라와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나폴리 4부작 스토리가 시작된다.

그럼 마지막은?

릴라는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열정적이었지만 그래도 삶에서 도피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자신이 성취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일말의 회한도 있었을 것이고.

레누가 '어떤 우정'이라는 소설을 쓴 것으로 나오는데 책을 읽으며 우정에 대해서도 줄곧 생각하게 된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어디까지 인정해주고 이해하고 할 수 있는 것일까?


긴 강이 흐르는 것 같은 소설을 단번에 읽어내려가면서 삶의 갈피갈피 사람들의 심리를 엿보았다는 느낌이 든다.

나라면 그때 어떠했을까 수시로 생각해 보게 되고.

그것이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자 장점이겠지.

속이 보일 것 같으면서도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인간상을 그려낸 점.

나는 어떤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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