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영화를 볼까 그러다가 전에 지인이 추천한 영화를 떠올렸다.
실화라고 했다.
일제강점기, 아나키스트, 독립운동, 간토지진, 그리고 한국인을 사랑한 일본 여인...
박열이라는 인물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실제 오랜 시간 일본의 감옥에 있다가 해방과 더불어 풀려난 인물이라고 한다.
아나키스트로 일본 도쿄에서 한국인들을 규합해 독립운동을 하던 인물로 천황 암살을 시도하려 했으나 실행에 옮기기 전에 동거녀 후미꼬와 함께 붙잡혀 투옥된다.
그 시기 간토대지진이 일어나고 일본 정부는 한국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림으로써 한국인들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다.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몰랐다.
박열이라는 인물은 끝까지 살아 남아 후에 훈장을 받고 6.25전쟁 당시 납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와 함께 살던 일본 여인 후미꼬는 감옥에서 죽음을 맞았다.
이 영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본인이면서 한국 사람과 살고 한국의 편에 서서 의지를 굽히지 않는 발언을 하는 똑똑한 일본 여인에게서 강한 인상을 받은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모에게서 버림 받고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한 자신의 처지가 식민지 한국 상황과 비슷하게 여겨졌을까?
물론 박열에 대한 이성적인 사랑도 한 몫 했겠지만 그것만으로 해석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철저한 아나키스트를 자처한 여인에게서 느껴지는 강인함과 민족이나 국가를 떠나 정의를 추구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행히 후미꼬는 後日 박열의 고향인 문경에 묻혔다고 하니 내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져 온다.
일제강점기라고는 하지만 모든 일본인들이 악인도 아니고 모든 한국인들이 선한 사람들도 아니다.
해결(?)되지 않은 국가간의 문제는 차치하고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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