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

황재형 전시 '회천(回天)'

솔뫼들 2021. 9. 16. 08:33
728x90

광부화가로 알려진 황재형의 그림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났다.

직접 탄광에 들어가 그들의 삶을 화폭에 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작품은 늘 어둡다.

황재형 화가를 인터뷰한 내용을 보고 있자니

내가 작가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 참여를 하는 작가로 때로는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작가로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인터뷰를 보고 그림을 보고 있자니 그저 조용히 그림으로 말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말 그대로 그림을 본 감상자가 느끼고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겠지.

그저 사실 그대로 표현했을 뿐이라는 말에서 그런 생각이 든다.

 

탄광촌에서는 시냇물도 시커멓다.

하지만 그런 물 빛깔이 빛나 보이는 건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 아니었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어른들의 삶은 피곤해도 어디나 아이들은 천진난만하다.

주변 모든 것이 놀거리 아닌가.

 

이 그림 앞에서는 한동안 발걸음을 뗄 수 없었다.

한없이 깊으면서 삶을 관통해온 이력이 눈빛에서 드러난다.

그 눈빛에 빨려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삶의 애환과 고통 등 모든 것을 드러내는 표정, 희끗희끗한 터럭 하나까지 그려낸 작가의 솜씨가 감탄을 자아낸다.

현실이 팍팍해 살기 힘들었을 우리네 부모의 모습이 아닌가.

그림을 보면서 내 아버지인 듯도 싶어 가슴이 찡 했다.

 

'아버지'의 그림 옆쪽에 있는 그림은 우리네 어머니 모습 그대로이다.

전형적인 '아줌마 파마' 머리를 하고 얼굴에 깊게 파인 주름살 하며 세상 시름 모두 짊어진 어머니 말이다.

내 어머니도 크게 다르지 않았음이랴.

 

머리카락을 모아 만들었다는 작품.

 

탄광촌에도 눈이 오면 시커먼 것이 좀 가려지기는 한다.

눈이 녹기 전 잠깐이기는 하겠지만.

 

코두레를 한 소를 보면 애초롭다.

그것 하나로 삶의 비애를 느끼게 된다.

 

한민족의 始原이라는 '알혼섬'

바이칼호수를 포함해 그곳에 가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