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포천 여행 ; 평강랜드 (3)

솔뫼들 2021. 2. 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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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꽃동산은 조용하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수런수런 들꽃들끼리 할 이야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 겨울잠을 자는 모양이다.

심심해 할까 봐 나타났을까?

나무줄기를 한 팔로 감싼 거인이 나타났다.

'칠드런 리'라는 이름을 가진 거인 옆에 서서 나도 팔짱을 끼어 보고 암석원으로 간다.

 

삭막한 느낌마저 드는 평강랜드를 한 바퀴 다 돌았다고 생각하고 돌아서니 마지막 거인이 보이는군.

이 아저씨 제목은 무얼까?

'밝고 큰 영 아저씨'이다.

누가 무슨 의미로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 이름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몸을 녹일 겸 다시 가드너스 카페로 향한다.

아까 받은 쿠폰을 사용하려고 보니 음료에는 사용할 수 없단다.

물론 음료를 사도 또 가지고 나가서 마셔야 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게다가 브런치 1인분이나 빵 한 개에 쿠폰 한 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거의 무용지물과 다름없는 걸 주면서 생색을 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상대는 무언가 베푼 것 같은데 정작 받은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온갖 향기를 맡으며 허브샵을 돌아보다 한곳에 눈길이 머물렀다.

고무신이다.

희고 검은 고무신에 리본도 달고, 스티커도 붙이고, 브로치도 달아서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고무신이 신는 것에서 보는 작품으로 탈바꿈을 했네그려.

고무신의 변신이다.

 

 이번에는 사진 찍으라고 만들어놓은 2층으로 발길을 했다.

햐! 정말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일단 형형색색의 조명이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다.

이곳저곳 카메라를 들이대느라 내 손길이 바쁘다.

 

 바깥을 보니 사람들의 손길이 분주해 보인다.

자세히 보니 길가에 '이글루'를 설치해 놓았다고 홍보를 했는데 그것이었군.

몇 개는 제대로 설치가 되었고 대부분 아직 설치중이다.

설치된 이글루  안에 들어가보면 느낌이 새롭겠다 싶었는데 아직 이용을 할 수가 없단다.

그런데 크리스마스도 지난 지금 설치해서 언제 이용하려는 것일까?

좀 늦은 것 아닌가?

 

 안쪽으로 발길을 하니  연인들이 사진 찍기 좋게 만들어진 공간이 참 많다.

특히 내 눈길은 끈 것은 줄줄이 늘어선 진분홍 줄이다.

늘어지게 설치해 놓은 줄 빛깔이 진분홍으로 되었는데 따뜻한 느낌은 물론 실제 만져보니 전기 때문인지 온기까지 느껴진다.

누군가의 설치작품일 듯 싶은데 친구에게 그 앞 의자에 앉아 보라고 주문을 하고 찰칵!

 

 젊은 연인들은 여기저기 앉아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다.

유행하는 SNS에 올리려는 목적 아닐까 싶은데 그런 욕구를 충분히 반영한 공간이다.

나가려다 보니 창쪽을 향해 놓인 의자가 보인다.

향긋한 커피 한 잔 들고 여기 앉아 하염없이 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더 바랄게 없겠군.

물론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더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평강랜드 관람은 끝이 났다.

산정호수는 바로 근처이니 숙소에 짐을 풀고 나오기로 했다.

숙소를 찾아가면서 보니 공영주차장이 꽉 찼다.

포천아트밸리와 한탄강 근처에 사람이 별로 없기에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갔든지 아니면 정말 '집콕' 했나 싶었더니만 다 여기로 모였나 보군.

산정호수를 한 바퀴 돌 때 어차피 마스크를 쓰고 다니기는 하지만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