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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초청을 받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갔다.
한중우호음악회라고 한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으로 브로셔를 만들었을까?
1부는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및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70주년 기념 하모니'라고 되어 있다.
먼저 중국 음악인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현악기들의 화음이 귀를 즐겁게 하는 시간이 지나자 사회주의 국가답게 국가를 강조하는 내용의 음악이 이어진다.
그런데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좀 불편했다.
물론 그 뒤에는 일제강점기 우리의 독립군가가 나오기는 했지만.
2부는 '2020 새롭게 더 발전하는 한중우호'라는 제목으로 음악회가 이어졌다.
2부는 훨씬 편안하고 여유가 넘친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무겁지 않은 클래식으로 아마추어 관객을 어루만져주고 거기에 입담까지 갖춘 지휘자 하성호는 언제 만나보아도 즐겁다.
클래식뿐 아니라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대중음악도 성악가의 목소리로 들으니 느낌이 다르다.
오래 전 정지용 시 '향수'에 곡을 붙인 대중가요를 대중가수와 함께 불렀다는 이유로 클래식 음악계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박인수 교수 이야기가 생각난다.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이지만 90년대 초만 해도 그랬다.
지금은 여러 가지 장르가 섞이고 어느 장르의 노래를 하든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다.
지나친 선 긋기가 도리어 예술을 편협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음악회가 끝나고 조금 늦었지만 저녁을 먹을 겸 인사동으로 이동해 지인들과 음악회에 관한 이야기며 사는 이야기며 밤이 깊어가는 줄 몰랐다.
한옥 느낌이 나는 음식점의 정갈한 나물 정식도, 창고를 개조한 듯한 곳의 한방차도, 모두 분위기와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겨울밤을 따뜻하게 만들어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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