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

영화 ' 리틀 포레스트'

솔뫼들 2018. 7. 2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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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이 영화 한 편을 추천했다.

제목은 들었는데 영화관에서는 어쩌다 놓치고 만 영화였다.

궁리를 하다가 텔레비전에서 찾아 보기로 했다.

제목은 '리틀 포레스트'

'작은 숲'이라는 뜻이네.


 주인공 혜원은 임용고시에 낙방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거기에서 오랜 친구들을 만나 자신을 추스려가는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뜨고 어느 날 엄마도 집을 나갔다.

먼지를 뒤집어쓴 고향집에서 혜원은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스스로를 치유해 나간다.

어머니의 부재와 도시 생활에 지친 심신을 음식을 통해 치유하는 것이다.

밥을 먹으려고 왔다는 말에 드러나 있듯 어떤 허기가 그녀를 고향으로 이끌었을 것이다.

육신의 허기뿐 아니라 마음이 허기라고나 할까.


 거기에 두 친구는 한결 따뜻함을 더해 준다.

도시에서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게 거의 없어서 귀향했다는 친구 재하.

그는 자신의 손이 가는 대로 무언가를 내주는 땅과 함께 지내기로 하고 열심히 농사일을 한다.

붉은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과수원, 태풍에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는 일, 햇살 가득한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고 친구를 찾아가는 일...


여성 감독이어서일까?

섬세한 감성이 뚝뚝 흐른다.

햇빛, 흙의 냄새, 바람이 자신을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라고

혜원은 말한다.

어머니에게 요리, 자연, 딸이 작은 숲이었던 것처럼 자신에게

는 그것들이 작은 숲이라고.


 영화를 보는 내내 펼쳐지는 싱그러운 바람과 공해 없는 맑은 색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농촌에서의 삶, 물론 기다림이 필수라고는 하지만 삶을 다시 깨우는 곳 아닐까.

영화를 보면서 내게  작은 숲'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