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소개된 영화 '내 사랑'을 찾아 보았다.
혼자 보면 쓸쓸해진다는 평이 있었지만 가끔 그런 감정상태도 필요한 것 아닌가.
영화를 보고 나서는 과장된, 아니 쓸데없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모드는 실제 인물이라고 한다.
영화에는 캐나다 노바스코샤의 풍경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그런 배경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며 삶에 위안을 찾는 모드.
모드는 관절염으로 다리가 불편하다.
그리고 차츰 등에도, 그리고 손과 발에도 장애를 갖게 된다.
부모를 여의고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모드는 독립을 하기 위해 숙모 집에서 나와 거친 남자 에버렛의 집에 가정부로 들어간다.
모드를 구박하고 학대하던 에버렛도 차츰 모드를 이해하고 그림 그리는 걸 지원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결혼을 한다.
모드와 에버렛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처음에 모드는 에버렛이 끄는 수레를 뒤따라 걸어간다.
다음에는 수레에 타지만 에버렛과 등을 지고 앉아 있다.
그리고는 마주 보고 앉게 된다.
또한 한동안 모드를 한심하게 여기던 에버렛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도 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해 주는게 진정한 사랑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림 때문에 더운데도 문을 열지 못 하는 모드를 위해 덧문을 만들어주고, 죽은 줄 알았던 모드의 딸이 사는 곳을 알아내 아무 말 없이 데려가 준다.
고아원에서 자라 거칠고 남을 배려하는데 서툴렀던 에버렛은 그렇게 사랑을 배워 딴 사람으로 거듭 난다.
그런 상황에서 모드의 그림을 알아봐 주는 안목 있는 뉴요커 산드라를 만난 건 모드에게 행운이었다.
그 이후 모드의 그림이 알려져 그림을 찾는 사람이 늘고 모드는 더욱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하게 된다.
순수함을 넘어 천진해 보이는 모드의 그림은 모드의 삶 그 자체였다.
가본 데가 없어 기억 속에 있는 것을 그린다는 모드.
영화를 보고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 했다.
한 사람의 삶이 눈 앞에 지나갔다.
내 삶을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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