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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이중섭, 백년의 신화'

솔뫼들 2016. 7. 1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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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섭 탄생 100년이 되었다고 한다.

그걸 기념하기 위해서 여러 곳에서 이중섭 작품전이 열렸다.

전시가 시작되자마자 사람들이 행렬이 줄을 섰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만큼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3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천재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 관심이 많다는 말이겠지.

일제강점기, 6.25전쟁과 분단 등 시대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림을 보기 위해 가장 가기 쉬운 덕수궁 현대미술관으로 발길을 했다.

 

 '이중섭' 하면 떠오르는 건 소 그림과 은박지 그림이다.

 소 그림은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의미로 그렸다고 한다.

선 몇 개 만으로 소의 느낌을 잘 살린 그의 그림을 보면서 굳건하게 살아 남고자 했던 의지가 느껴진다.

 

 은박지 그림은 사실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워서 종이 대신 찾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중섭은 단순히 거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뾰족한 것으로 긁거나 파고 물감을 칠하고 닦아내는 등 자신만의 방법을 고안해 낸다.

끝없이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을 생각해내고 실험하는 그의 예술을 대하는 자세가 느껴지는 것이다.

은박지 그림에 그려진 소재를 보면 한편 웃음이 나고 한편 가슴이 찡하다.

형편이 어려워 일본인 아내 이남덕과 아이들을 일본 처가에 보내 놓고 그 그리움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천진난만하게 아이들과 새, 게 등을 그렸는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애틋하게 전해져 온다.

 

 이번에 처음 보게 된 그림편지는 더 뭉클하다.

어릴 적에 썼던 그림일기처럼 그림을 그려 부인에게 보낸 편지인데 날짜를 보면 수시로 편지를 썼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보고 싶어했고 그리워 했음에도 결국 가족을 만나지 못 하고 세상을 뜬 불운한 예술가 이중섭.

새삼스럽게 국가가 편안해야 모든 국민들의 삶이 편안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