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계원예대 평생교육원에서 하는 인문학 강좌를 들었다.
市에서 지원을 하고 지역 소재 대학이 장소를 제공하여 이런 강좌가 진행되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가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회의실은 꽉꽉 들어차 그 열기를 알 수 있었다.
오늘 강의는 '옛 그림으로 본 사람의 마음'이라는 주제로 미술평론가 손철주가 맡아서 한다.
이름만 들어본 강사는 유머감각과 해박한 우리 그림에 대한 지식으로 수강자들을 몰아지경으로 빠뜨렸다.
1시간 40분 진행되는 동안 잠시도 딴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고나 할까.
강의를 듣고 나서 내용도 내용이지만 전달하는 방법도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그림을 보는 방법에 대해서는 몇 권의 책을 읽어서 맛은 보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故 오주석 선생의 책은 거의 본 것으로 안다.
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그림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사물을 통해 비유와 상징을 읽어내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현재 심사정의 그림 '고슴도치와 오이'에서 오이를 서리하는 고슴도치의 모습을 보고는
고슴도치가 가시가 많고, 오이가 넝쿨을 벋어가며 매달리므로
多産과 대대손손 가문이 이어지기를 빈다는 의미로 해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초상화에서 치켜올라간 눈, 검버섯과 터럭을 세밀하게 그림으로써
그 사람의 관상은 물론 성정까지 포착해낼 수 있었다고 하니 지금의 사진보다 초상화가 더 정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기는 옛 초상화를 보고 이 사람은 어떤 병을 앓고 있었으리라는 것까지 알아낼 정도이니 두 말할 필요가 없겠다.
그림을 통해 詩書畵에 모두 능했던 조상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보는 일은 즐거운 작업이다.
물론 그 시대 사대부들이 사용했던 장치를 알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강의를 들음으로써 다시 한번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시민대학 - 향토 문화 탐방 (용주사, 융건릉) (0) | 2015.07.29 |
---|---|
서울 시민 대학 - 향토 문화 탐방 (화양동, 능동 지역 답사) (0) | 2015.07.22 |
용산 전쟁기념관 (0) | 2014.07.24 |
서울 시민 대학 - 향토 문화 탐방 ( 명문가의 묘역을 찾아 ) (0) | 2014.06.12 |
서울 시민 대학 - 향토 문화 탐방 ( 관악산 기슭, 금천구 지역의 유적) (0) | 2014.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