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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조용히 사랑한다

솔뫼들 2012. 6. 2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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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을 손에 들었다.

술술 읽히는 책인데 한 쪽을 넘길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이 책은 뇌성마비라 부르는 중증 장애인 아들을 둔 스페인의 작가 마리우스 세라의 작품이다.

작가는 서문에서 허구가 아니고 자신의 장애인 아들과 보낸 7년을 그린 실화라는 설명을 한다.

책에는 일반 의학뿐 아니라 대체 의학에다가 과학적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법을 총동원해 아들을 치료하려 하지만

결국은 아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으로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의 생활이 절절하게 드러난다.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할 수는 없지만 아들 유유도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음을 알겠지.

그런 아들이 축복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진정으로 축복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나뿐일까.

 

 아들이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원인 아버지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네 명이 팔과 다리를 잡고 위에서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고 포토샵을 통해 사진을 완성해갈 때는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다.

그렇기에 가족을 운명이라고들 말한다.

누구인들 가족 중에 중증 장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랴.

처음에는 분노하고 그 고통에 힘겨워하지만 그 사실을 기쁨과 환희로 바꾸어갈 수 있는 것 또한 사람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현실조차 기꺼이 웃음지으며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의 한 조각으로 맞추어 가는 작가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유유의 뛰는 모습에서 우리는 현실과는 상관없는 사랑스러운 아이를 발견한다.

세상 어떤 병과 편견과도 상관이 없는.

그러나 역자의 후기에서 유유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보고는

더 좋은 세상으로 갔으리라는 확신을 갖는다.

이 세상에서 그런 부모를 만난 행운아 유유에게 멋진 다음 세상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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