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용평에서 쉬엄쉬엄 (1)

솔뫼들 2023. 10. 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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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형!

 

 강화도 다녀온 후 하루 쉬고 이번에는 용평으로 향합니다.

정말 바쁘게 놀고 있습니다.

강화도에서 돌아온 후 용평 숙소를 알아보니 쉽게 예약이 되네요.

휴가 성수기가 지났기 때문일 겁니다.

 

 용평 그러면 일단 스키리조트가 생각나지요.

젊었을 적에 스키를 타러 갔던 기억이 아스라하게 납니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던 동네네요.

물론 대관령 근처에 산행을 위해 간 적은 몇 번 있지만요.

 

 용평 가는 길은 시원스럽게 뻥 뚫렸습니다.

횡성 휴게소에 잠시 들러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내처 용평으로 달립니다.

 

 

 용평으로 들어서니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곳이 눈에 들어옵니다.

고랭지 채소는 병해충의 피해가 적다고 하지요.

김장철 즈음에 근처 배추밭만 한 바퀴 돌아도 김장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선배한테 들은 기억이 납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추를 주워도 충분하다고 하더군요.

시골은 역시 그런 면에서 여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용평 리조트와 가까워질수록 낯설게 느껴집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용평 지도가 바뀐 듯 합니다.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걸요.

지금도 짓고 있는 대형 숙박시설이 보이고요.

찾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겠지요.

 

 용평 리조트가 가까워질수록 공기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공기에 색이 있다면 용평 공기는 진초록이 되겠군요.

차창을 열어 초록색 달콤한 공기를 가슴 가득 들이마십니다.

'정말 이곳에서는 몸을 이완시키며 푹 쉬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2시간 40분 걸려 용평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호텔 체크인 시간이 안 되었으니 그 동안 잘 놀고 있어야지요.

이른 점심을 먹고 무얼 할지 생각합니다.

잘 하는 게 걷는 것밖에는 없군요.

리조트에 있는 안내지도를 살펴 봅니다.

친절하게 트레킹 지도가 따로 벽에 붙어 있네요.

 

 용평 리조트는 스키장은 물론 콘도와 호텔을 포함해 엄청나게 큰 리조트입니다.

용평 스키장은 쌍용그룹에서 1975년 우리나라에 가장 처음 만든 스키장이라고 합니다.

국내 최대 스키장이지요.

동계스포츠인 스키장으로 시작해 1985년에는 골프장, 풀썰매장, 실내수영장 등을 갖추고 사계절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해서 현재는 관광객수가 계절별로 평준화되고 있다고 하네요.

현재는 통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아는데 호텔과 콘도, 유스호스텔을 합해 객실 수가 무려 2400개나 된다고 하니 대단한 규모입니다.

 

 

  저는 처음에 어디가 어디인지 방향 감각을 잃게 되더라고요.

설렁설렁 걸으며 일단 호텔 주변을 한 바퀴 둘러봅니다.

올 여름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발왕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시원스럽습니다.

리조트가 정말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군요.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자연의 품에 포근하게 안긴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모나 파크'라는 용평리조트 이름이 'mother'와 'nature'에서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더니 충분히 그 뜻을 알겠네요.

 

지도와 물, 과일을 챙겨 간단한 트레킹을 하기로 합니다.

용평은 해발 700m에 위치에 있는데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는 지역으로 동식물이 살기에 가장 이상적인 고도라고 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수도권보다 기온이 무려 10도 정도 낮습니다.

용평이 속한 평창군의 슬로건이  'Happy 700'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더라고요.

 

 

모나파크에서 발왕산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길은 여럿입니다.

우리는 엄홍길로 발왕산 정상에 올라가 천년주목숲길을 걸은 후 구름길을 거쳐 내려올 생각입니다.

용평 리조트 주변을 가볍게 걸을 생각이었는데 결국 또 가볍지 않은 발걸음이 되겠군요.

그나마 두 사람 다 걷는데에는 이골이 났으니 다행이라고 할까요.

 

 '산소 한 모금, 건강한 한 걸음'이라는 'O2 정원'을 지나 '엄홍길' 입구를 찾아 갑니다.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오른 산악인 엄홍길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길 이름이라고 합니다.

엄홍길은 거리가 5.7km로 발왕산 정상으로 이어지는군요.

계속 오르막길이라고 하더라도 험한 길이 아니니 3시간이면 충분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