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울릉도 셋째날 - 관음도 한 바퀴

솔뫼들 2022. 7. 2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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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관음도로 들어간다.

패스를 이용해 여기도 통과했다.

버스에서는 이용을 못 했지만 오늘 톡톡히 패스를 이용했네.

 

 관음도로 들어가는 다리는 섬목터널 입구에서 볼 때 높게 떠 있는 것처럼 보이더니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7층까지 이동 후 데크길을 따라가야 파란색 連島橋가 나온다.

다리 주위는 완전히 갈매기들의 세상이다.

터널 주변 바위벽에 점점이 하얀 곳들이 갈매기 집이라고 하여 갈매기들의 고층아파트인가 보다 하면서 웃었는데

여기 갈매기들은 사람들이 지나가도 환영은커녕 꼼짝도 하지 않는다.

손님 맞이가 좀 소홀한 것 아닌가.

 

 

 관음도는 무인도이다.

관음도는 울릉도 부속도서 중 독도, 죽도에 이어 세번째로 큰 섬인데 이 섬에서 굶주린 주민이 깍새를 잡아먹었다고 하여 일명 '깍새섬'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2012년 보행연도교를 개통함으로써 사람들이 들어가 탐방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내가 전에 울릉도를 방문했을 적에는 없던 것이 많이 생겨서 울릉도에 볼거리가 많아진 건 여행객에게 반가운 일이다.

 

 다리를 건너 관음도에 진입해 건너편을 보니 멋들어진 주상절리가 눈길을 끈다.

울릉도는 온통 조물주의 솜씨 전시장이다.

한참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다가 계단길을 따라 오른다.

 

 

 데크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번호가 붙어 있는 걸 보니 관음도를 한 바퀴 돌게 되어 있는 모양이다.

정해진 길을 따라 걷는다.

 

 제1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멀리 섬이 하나 보인다.

저게 죽도구나.

대나무가 많이 자란다고 하여 죽도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섬에 올라가서 잠깐 트레킹을 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

한 가구가 살고 있다고 했던가.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상 어렵겠지만 유람선을 타면 가능하지 않을까?

 

 

 죽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다.

관음도 탐방이 오늘 마지막 일정이어서인지 한결 마음에 여유가 있어 좋다.

희한하게 구부러진 나뭇가지 아래  친구 사진도 찍고, 굵은 나무줄기에 쏙 돋아난 꽃 같은 순도 들여다보고,

벌레들이 다 파먹어 거미줄처럼 된 나뭇잎을 안쓰럽게 바라보기도 하고...

 

 울릉도에는 유독 희귀한 식물이 많이 서식한단다.

섬꼬리풀이나 섬시호는 세계적으로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인데 기후 변화와 난개발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관음도에 복원지를 조성해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씌어 있었다.

 

 안내문을 읽어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발길을 옮긴다.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는 조심스럽게 생태매트가 깔린 길이나 데크길로만 다녀야겠구나.

걸으면서 살펴 보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 그런지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2전망대를 거쳐 3전망대를 지난다.

멀리 삼형제바위라고도 했던 삼선암이 보인다.

생태매트가 시원스럽게 펼쳐진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아까 지났던 갈림길이다.

 

 생각보다 섬이 크지 않아 좀 아쉽네.

누가 내게 울릉도 1경이 어디냐 물으면 나는 서슴없이 관음도를 꼽을 것 같다.

아쉬운 마음에 고개를 돌려 섬을 한번 돌아본다.

그리고 다리로 접어드는데 아침보다는 훨씬 파도가 잦아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다 눈을 크게 떴다.

정말 청정해역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잠깐이지만 시시각각 다른 물빛이 정말 매혹적이네.

발길을 멈추고 숨바꼭질을 하는 물빛을 찾아 눈길을 고정시켰다.

투명해서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닷물을 보는 것만으로 내 눈이 맑아지는느낌이 든다.

 

  오늘 하루 일정을 돌아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고도 원하는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좀 서두른 면은 있지만 버스를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고,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오고 싶었던 관음도까지 왔으니 아주 흐뭇하군.

 

 관음도를 한 바퀴 돌고 내려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이곳 버스는 저녁 7시가 넘으면 운행을 마친다고 한다.

밤늦게 돌아다니는 주민이 없다는 말이겠지.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다.

앞서 간 버스는 사람들로 꽉 차서 이 정류장에 서지도 않고 갔단다.

그래서인지 일행이 여럿인 사람들은 콜택시를 타고 저동이나 도동으로 나간다.

택시가 SUV라 기본요금도 비싼데 왕복요금을 주어야 하니 요금이 꽤나 비쌀 것이다.

우리는 시간이 급하지 않으니 일단 기다리기로 한다.

 

 배가 고파 배낭을 뒤져 초콜릿과 양갱을 찾아냈다.

버스 정류장 구석자리에서 간식과 물로 일단 허기를 해결하고 마음 편히 기다리기로 하자.

다행히 버스는 제 시간에 맞춰 온다.

멀리서 버스가 굽이길을 돌자 사람들이 버스 온다는 소리를 외치고는 순식간에 줄을 섰다.

불편하기는 하지만 만원버스에 겨우 몸을 구겨 넣었다.

이런 경험도 오랜만이네.